일상 더하기 상상

Chapter 2.

by iAliceblue

응? 약국? 정신을 차린 신은 남자의 말이 분명히 인식되면서 동그래진 눈이 더 커져서 화등잔만해졌다. 처음엔 기척도 없던 목소리가 들려 놀랐고, 두번째는 그 남자가 그저 몇분 잠깐 봤을 뿐인 자신을 기억한다는 것에 놀랐다. 단지 두어번 봤을 뿐인데.

거의 매일같이 백명이 넘는 사람들이 오가는 것을 보고 그들 중 자주 오는 손님들도 있을 테지만 솔직히 기억나는 사람은 몇 되질 않는다. 아무리 기억력이 좋은 신이지만 처방전 확인하기도 바쁜데 한명, 한명 시선을 맞추고 대할 시간적 여유의 여부를 떠나 그 모든 사람들을 전부 기억하기란 사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건 신의 일이라서 그런 거고 이 남자에게 신을 기억할 이유가 있을까? 아, 단지 기억력이 좋아서일지도 모르겠다. 신은 복잡해지려는 생각을 그렇게 단순화 시켰다. 사람들의 행동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이해하려 드는 무의미한 나쁜 습관은 버리기로 하지 않았던가. 나의 것이 아닌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혼자 판단하고 혼자 결론 짓고 그래서 서로 오해하고 상처주는 반복된 실수를 더는 하고 싶지 않다.

"괜찮아요."

너무 냉랭하게 들렸을까. 자신의 짧은 대답에 신은 괜시리 의기소침해졌다. 딱히 긴 대답이 필요한 질문도 아니지만 일부러 그런 느낌을 주려던 건 아닌데 그렇게 느꼈을까봐. 아... 그만! 고치기로 해놓고 계속 혼자 지레짐작 하는 꼴이라니. 우울하게 생각하며 어색해진 기분에 신은 주섬주섬 가방을 챙겼다.

"아, 시간이 다 되서... 그럼 안녕히 계세요."

시간을 확인하는 척 핸드폰 화면을 켜보며 자리에서 불쑥 일어나 돌아서려던 신은 팔을 잡혔다. 그저 살짝 잡혔을 뿐인데 남자의 손이 뜨겁게 느껴져 당황스러웠다.

"커피 가져 가셔야죠?"

"아…!”

아.. 라니, 시나리오 대사라도 읊는듯 바보같은 감탄사만 내뱉고 있는 스스로가 미치게 짜증이 났다. 자꾸 굳어지려는 표정을 애써 풀며 신은 말없이 커피를 건네 받은 채 고개를 까딱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뒷통수로 남자의 시선이 느껴지는 듯 했지만 무시한 채 커피숍을 나왔다. 이 커피숍은 다시는 못 오겠다. 그런데 커피 맛은 왜 이렇게 좋은 걸까? 짜증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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