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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나 Sep 16. 2020

마흔, 사람다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중입니다

멋진 할머니가 되기 위해서


Eric &Edith 의 거실 . 2020


젊은 유학생 우리 부부가 자식처럼 느껴졌던 건지, 캐나다 시골마을에서 만난 노부부는 우리에게 매주  목요일마다 영어를 가르쳐 주셨다.


처음에는 프린트도 준비해주시며, 선생님처럼 가르쳐 주시더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린 그저 한 시대를 살아감에 공감하는 친구가 되어 있었다.


Edith가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 때면, Eric은 저 의자에 앉아 내 남편에게 세상 돌아가는 일들에 관하여 묻곤 하였다. 70을 넘은 노인은 젊은 친구의 생각이 궁금했던 것도 같고, 대화 상대가 필요했던 것도 같다.

그럴 때면 난 부엌에서 Edith를 도울 만한 것이 없을까 옆을 서성이며, 우리 둘은 여자들의 세상에 관한 수다를 하곤 하였다.

갓 서른이 된 나는, 나이를 먹어가며 세월의 흔적이 얼굴과 손에 쌓여 드러남을 그 노부부를 바라보며 많은 것들을 느끼곤 하였다. 그들만큼 곱고 점잖고 배려 깊은 어른이 되고 싶다 생각했었다.

스무 살 적엔 서른, 혹은 마흔이 되면 완벽한 어른이 되고 삶에 대한 태도 또한 성숙해지리라 생각하곤 했었다. 그러나, 내가 막상 마흔을 넘어가니, 나이와 성숙도는 꼭 비례하지 많은 않음을 느끼곤 한다.

좀 더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 그 과정 중에 늘 서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매일 미세하게 조금씩 우리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것일 테지.
어제 보다 오늘이 , 오늘보다는 내일의 내가 더 자라고 있을게다.

멋진 할머니가 되어서 나의 지난 삶을 돌아보았을 때, 아쉬움 없도록 오늘도 잘 살아보자.


#나이 듦에 대하여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그림 에세이 #코로나 시대 #나를 위로 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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