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받은 교육을 잘 기억하지 못해 매번 반복하지 않으면 머릿속에 남아있는 게 거의 없다. 역사적 배경과 주요 전투, 경과를 다시 들여다보면 조각들이 조금씩 맞춰진다.
살면서 잘 알아야 하는 것과 몰라도 되는 것이 있거늘, 다른 것도 아닌 6ㆍ25전쟁에 대해 난 너무 대충 알고 있다. 개념을 정립하고 언제든지 설명할 수 있을 정도는 알고 있어야겠다.
군과 전쟁 분야는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다. 개인적으로 민감하다 보니 여러 번 생각하게 되고 관련 사항들을 꼼꼼히 확인하게 된다. 잘못된 표현과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단어와 문장이 있으면 절대 안된다.
그래도 군인 집안인데, 자녀들에게 6ㆍ25 전쟁에 대해 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 부터 알려주기로 했다. 사실 나는 교육기관에서 많이 배우기도 했고 중소대장 때는 부하들 앞에서 교육도 했으며, 교관 시절 대위들을 대상으로 가르쳐도 봤다. 하지만 내 이마 안쪽에 붙어 공생하고 있는 망각의 신께서 열일을 하다 보니 71년 전의 시간들이 뿌옇게 가려져 있다. 내가 마흔을 넘긴 때부터 망각신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곧 모든 것을 지울 기세다.
얼마전 전쟁의 원인만으로도 한 시간 가량 이야기하는 후배를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북한의 남침에 대해서는 많은 사료들을 통해 증명되어 더 이상 큰 논쟁은 없다.
딸 한테 설명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전쟁 명칭에 대해서는 일부 이견이 있다. 전쟁의 명명은 전쟁의 주체나 지역 또는 발발한 해나 월로 정한다. 러일전쟁, 크림전쟁, 10월 전쟁 등 을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1950년 6월 25일,소련과 중국의 지원을 받은 김일성의 야욕을 바탕으로 한반도에서 발생한 전쟁의 공식 명칭은 6ㆍ25 전쟁이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전쟁과 혼용해 쓰기도 한다. 국제적으로 The korean war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그대로 직역해서 한국전쟁으로 쓰는 게 맞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렇지 않다. 다양한 근거가 있지만 크게 두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우선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예로부터 한반도에서 수많은 전쟁과 전투가 있었다. 우리 조상들이 잘 아신다. 6ㆍ25전쟁 만으로 특정하기에는 유구한 역사다.
다음은 한국이라는 말은 국제적 통념상 휴전선 이북에 있는 그들 보다 우리 대한민국을 뜻한다. 이 말은 전쟁의 주체가 애매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전쟁 명칭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대학원에서 한 학기 동안 6ㆍ25 전쟁에 대해서 연구한 적도 있었는데, 춘천지구 전투, 낙동강지구 전투, 인천 상륙작전, 1ㆍ4 후퇴 보다도 전쟁의 배경과 명칭, 휴전 및 정전 등의 내용에 더 시간을 쏟았고 많은 의견들이 오고 갔다.그만큼 의의와 의미가 중요한 것이다.
이렇듯 8살 큰 딸에게도 복잡한 내용보다는 정확하게 6ㆍ25전쟁이라고 부르는 것부터 알려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