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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남세아 Jun 30. 2021

유월이 끝났다

I0234_ep.35 영광의 순간은 언제일까?




유월이 끝났다. 늘 절정의 순간이고 싶은데, 지루한 전개나 어정쩡한 위기의 어딘가에서 유영하고 있는 것 같다.




유월 한 달간 발자취를 정리해 본다.



건강검진과 위내시경을 했고 스물네 살 이후 처음으로 BMI가 정상인데, 빈혈과 약간의 역류성 식도염을 받아 요요놀이와 수시 철분 흡수 중이다.


한 달간 쓴 글의 제목과 한 줄 요약, 연관 단어를 적어봤다. 한 달간 꾸준하게 글을 썼고, 주제는 다양하게 다뤘다.

정리하기 전에는 아내와 아이들 관련 내용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오히려 '내 생각'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각각의 요소들 간의 관계가 융합되어 있어서 어느 분야가 많이 쓰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리스트를 놓고 훑어봤을 때 결국 일상의 소소한 것들에 대한 '내 생각'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지극히 자기중심적이다.

의도적으로 쓴 글들도 몇 번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아침에 막연하게 떠오르는 주제와 생각들을 편안하게 쓴 것 같다. 일에 대한 글은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유월이다 보니 여러 번 쓰게 된 것 같다. 칠월 이후로도 많이 다루게 된다면, 난 위선자가 된다. 다이어리에 쓸 때는 부정적인 내용이 가끔 있었는데, 공개 글로 바꾼 이후로는 글이 참 밝다.

딸들에 대한 글을 전담으로 다룬 것은 각각 한 번씩이지만 모든 글에서 수시로 언급했다


나름 애착이 가는 글을 뽑아봤. 후보로버리고 간 바나나 껍질, 희소성과 특별함, 관계의 재구성, 적당히 달리다 만족하는 순간 멈추고 싶다  4개가 눈에 들어온다. 다시 읽어봐야겠다.

 

내가 쓴 글이지만 다시 읽는 게 쉽지 않다. 좀 잘 쓰자.



이번 달 최애 글은 '희소성과 특별함'으로 최종 선정했다. 짝짝짝~~^^

글 쓰는 목적에도 충실했고, 반응도 괜찮았으며, 무엇보다 소재가 좋았다. 잠시 힘들었던 아내에게 위안을 준 것이 가장 큰 선정 이유다.


시간을 내서 글 모임 다른 멤버들의 글도 다시 읽어봐야겠다. 몇 개의 글은 다시 읽어봤는데, 느낌이 새롭다. 같은 책을 여러 번 보는 게 연유인가 보다.


7월에는 관심 있는 주제를 몇 개 선정해서 써야겠다.

 



유월 한 달간 걷거나 달린 거리가 165km나 된다. 올해 들어서 가장 길었다. 운동 시간은 24시간 정도이고 5~6일 정도는 쉬었으니 하루에 평균 한 시간 정도는 운동했다. 월초에 무리해서 후반부에 조금 조절했다. 7월에도 지금 수준을 유지하면서 유산소보다 근력운동으로 조정해야겠다.

 




독서량은 줄었다. 2~3권 정도 읽었는데, 읽다가 마무리하지 못한 책들이 있고 한 달 넘게 그대로 유지되는 책들도 있다. 여전히 머리보다 가슴으로 본다. 읽은 뒤 삼십 분만 지나도 잊어버린다.

얼마 전 아내가 300p 소설을 2시간 만에 읽는 모습을 보고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꾸준하게 시간 내서 읽어야겠다.

사실, 글쓰기 모임 글과 브런치 글을 많이 읽어서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는데, 핑계다.

7월에는 책을 한두 권만 사고 세네 권을 읽어서 소화량을 늘려야겠다.

 



일본어는 중간에 포기하려고 했는데, 어떻게든 끌고 가자는 마음으로 어제도 했다. 스미마셍만 연발한다.

발전이 없는 게 문제인데, 7월에는 학습법을 바꿔야겠다.





아이들과 놀아주는 시간은 5월보다 줄었다. 대신 퇴근 후 둘째 딸과 대화를 많이 했고, 라포가 형성됐다. 서로 어떻게 이용해 먹을지 지략대결 중이다.

딸이 남자 친구 이야기를 안 해준다는 게 속상하다. 아이들과 휴일에는 잘 놀고 있는데, 아내와 둘이서만 보낸 시간이 많아서 조금 미안하다.




주변 사람들을 만나서 식사도 적당히 했다. 아쉬운 것은 옛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려 했으나 여러 사정으로 인해 못했다. 7월 중에는 꼭 한번 만나봐야겠다.





아내와의 여행은 최고였다. 7월에도 계속된다.

 



일은 압박감이 조금씩 늘고 있다. 하지만, 마음을 편하게 먹고 대하니까 스트레스로 다가오지는 않지만, 주의해야 할 것들이 있다. 직접 선을 그어야겠다.




6월 한 달간 있었던 일중에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아내와 비밀여행, 브런치 작가 합격이다. 소중한 추억과 그 추억을 더 소중하게 나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후반기 목표를 아직 못 세웠는데, 우선 지금 하는 것들을 충실히 하고 새로운 몇 가지 도전을 통해 삶을 보다 활기차게 만들어야겠다.


지금이 전개나 위기 정도라면 좋겠다. 앞으로 다가 올 삶의 절정을 위해서 하나둘씩 차곡차곡 쌓다 보면 영광의 순간을 만날 수 있을 테니까.




"안 선생님, 당신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습니까?"

"전 지금입니다"


"난 아직 안 왔다. 백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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