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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 in Oct 22. 2023

'눈 먼 부모들의 사회'와 '사적제재 공화국'

디즈니 플러스 무빙을 보고


얼마간 디즈니 플러스 <무빙>보는 재미에 수요일이 기다려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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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어떤 배우 때문에 더욱더...



https://m.sports.chosun.com/entertainment/2023-08-23/202308230100169290021671#_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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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ports.chosun.com




위의 기사처럼 많은 분들이 <무빙>의 감동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나 역시 그 중 한 명을 고백하며, 정 떼기에 일조해보려한다.





강풀 작가가 각본까지 썼기에 주옥같은 강풀 스타일의 대사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다음 두 대사다.



'부모는 자식을 지키기 위해서 언제든 괴물이 될 수 있어'



'인민은 죄가 없다. 희생을 강요하는 자가 죄인이다.'



이 중에서 오늘은 앞의 내용(부모와 괴물)으로 인생드라마였던 무빙에 대한 애착을 좀 객관화해보려 한다.







부모는 자식을 지키기 위해서 언제든 괴물이 될 수 있어







부모에게 있어 자식은 자기 자신 그 이상이다.



이 말은 곧 자식은 부모 자기 자신을 포함한다는 뜻이다. 즉 자식은 '부모의 (시계열적으로) 확장된 혹은 (물리적으로) 연장된 자아'다. 한마디로 또다른 '나'라는 뜻이다. 그런데 자식은 성인인 '나'와 또 다르다.



자식은 보호와 애정의 대상으로 무결한 존재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식이 태어나자마자 이 세상에서 가장 무결한 상태의 그들(아기)을 맞이한다. 누가 이런 핏덩이에게 세상의 잣대를 들이댈 수 있을 것인가. 이건 자식이 일정 정도 성장해도 마찬가지다. 예순 먹은 자식도 아흔 먹은 부모에게는 핏덩이 아기다. 







© fengo, 출처 Unsplash





이렇기 때문에 부모는 자식에게 어떤 위해가 가해진다면 '괴물'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해야할 것은 '괴물-됨'과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희생)은 서로 같지 않다는 것이다. '괴물-됨'은 비이성적이고 기괴한 존재로서 반사회적이고 탈사회적인 행동을 거리낌없이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괴물-됨'은 부모가 자식(세대)에게 주는 '내리사랑'이 사랑이라는 가면을 쓴다. 이는 내 자식에 대한 나의 사랑이, 남과 남의 자식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암묵적 사회계약을 깨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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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무빙> 안에서 말하고 있는 '괴물'은 그런 뜻도 아니거니와, 드라마의 괴물같은 등장인물(예를 들어 류승룡, 김성균 등)은 절대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사회적 약자로 살아가며 피해를 받는 인물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괴물'은 사회적 의미의 괴물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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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의미의 괴물이란, 앞에서 말했듯, '비이성적이고 기괴한 존재로서 반사회적이고 탈사회적인 행동을 거리낌없이 할 수 있'는 존재들이다. 그들이 괴물이 되어 벌인 짓은 인간답지 못하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분하며 비난을 퍼붓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사적 제재*까지 나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사적 제재*


국가 또는 공공의 권력이나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 개인이나 사적 단체가 범죄자에게 벌을 주는 일.






            


        "예금 빼겠다" "직원 해고해라"…사적 제재 수단으로 전락한 '별점'뉴스내용20일 한 대형 포털에서 운영하는 지도 애플리케이션의 한 은행 지점에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교사 가해 학부모에 대한 비난 리뷰가 달려 있다. 앱 캡처최근 서울 도봉구의 한 은행에 '별점 테러'가 쏟아졌다. 학부모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한 교사의 가해 학부모가 부지점장으로 근무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에 항의하...출처한국일보





<무빙>의 대사에서처럼, 부모는 자식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언제든 나서야 한다. 하지만 섣불리 나서면 안된다. 그 맥락이 어디가 되었든, 부모의 섣부른 개입은 오히려 약보다는 독이 될 때가 많다. 특히 교육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모든 애정이 사랑인 것은 아니다. 그릇된 애착은 개인적으로는 신경증에 가깝고, 사회적으로는 병리현상에 가깝다.



그렇다면, 사적제재는 정당할까?



<더글로리>에서 동은(송혜교 분)의 복수가 시청자들로 하여금 통쾌감을 줬던 것이 올해 초다. 



https://blog.naver.com/whonows/223016343564





        더 글로리_복수의 윤리학

또 다시 결제해버렸다. 애증의 넷플릭스. 구독하면 볼게없고, 구독을 끊으면 볼게 생기고... 3월 중순 &#x2...

blog.naver.com





우리는 채 1년이 되지 않아서, 우린 너도 나도 '동은이'가 되어버렸다. '권선징악과 사필귀정'이 주는 눈부신 정의감에 빠져 너도 나도 '지목'된 곳에 테러 아닌 테러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어느정도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분위기, 아니 어쩌면 많은 이들이 침묵으로 동참하는 사회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사적 제재 공화국'이라고 불릴만하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또 가해자도 언제든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사회



피해자끼리 구박하고 때리며 가해자가 되고 또 이렇게 가해자가 된 피해자들은 또 다른 희생양(피해자)를 찾는다.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은가.



바로 주제 사라마구의 <눈 먼 자들의 도시>다.









       


        눈먼 자들의 도시감독페르난도 메이렐레스출연줄리안 무어, 마크 러팔로,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대니 글로버, 앨리스 브라가, 이세야 유스케, 기무라 요시노, 돈 맥켈러, 모리 체이킨, 밋첼 나이개봉2008.11.20.





괴물 중의 괴물 헐크역의 마크 러팔로가 저기 있다는 게 뭔가 모르게 아이러니하다. 



오늘의 한마디


마음의 눈을 열어 모든 일의 이면을 보자. 퇴치의 대상인 '괴물'이 아닌 추앙의 대상인 '영웅'이 된다.









출처: 디즈니플러스 <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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