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 헤아 레아
먹과 그리움, 먹구름
밤하늘을 보던 내 기분이 좀처럼 낯설었습니다
낮에 내 머리 위를 덮던 먹구름이 야밤에도 줄줄이 이어집니다
달은 둥글지도 얇지도 않습니다
그 평범한 모습으로 나를 내려다봅니다
달은 불어에서 여성명사입니다
그래서 나는 달을 ‘그녀’라 부르다가 ‘엄마’라 불렀습니다
이 밤, 그녀가 아니 어쩌면 엄마가 나를 바라보는 게 아닐까요
밤은 더욱 짙게 먹을 갈아 두터이 쌓인 구름을 적십니다
밤하늘에 그녀가 보입니다
엄마, 엄마, 구름 속 나의 엄마여
헤아 레아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