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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외주를 받을 때 조심해야 할 의뢰인의 특징

음악 딴따라 이야기

by 정이안

음악 외주를 진행하다 보면, 특정 유형의 의뢰인에 대해서는 반드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함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이 있으니,

바로 '간단한' 또는 '약간의'라는 단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간단한 기타 녹음 필요합니다."

"약간의 보컬 편집과 믹싱 필요합니다."


이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의뢰인은 주의가 필요하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기술적 이해 부족.

이들은 해당 작업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다.

작업을 '간단하다'고 표현하는 순간, 그 업무의 복잡성과 난이도를 축소해서 이해했을 공산이 크고,

실질적인 노력이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

작업자의 스트레스는 주어진 보상이 노력 대비 충분하지 않을 때 극대화된다.

예컨대, 10시간의 작업을 예상하고 비용을 책정했으나, 실제로는 20시간 이상의 노동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피로와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러한 의뢰인들은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레퍼런스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신뢰할 수 있는 외주 업무 진행을 위한 필수 조건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고 원활한 외주 진행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비용과 지급 날짜 그리고 작업 내용에 대한 명확한 합의.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음악 업계에서는 기본적인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계약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작업 완료 후 연락이 두절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심지어 여차저차 만나게 되면 이 작업이 어떤 굉장한 (?)의미를 가지는지 왜 자기가 돈을 주지 않았는지에 대한 가스라이팅을 시도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레퍼런스 제공
"좋게 해 주세요." "간단한 편집만 해주시면 됩니다." "약간의 기타 녹음만 필요합니다." 이러한 모호한 요청은 업무 진행에 큰 혼선을 초래한다. 작업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은 구체적인 지침과 레퍼런스, 기획 의도를 문서화한 자료다.


진행 중 기획 변경 금지
"저희 부장님께서 수정 요청을 하셨는데, 기획 자체를 전면 수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요청은 프로젝트 진행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한다. 만약 기획 변경이 불가피하다면, 기존 작업에 대한 정당한 비용이 지급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러한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을 것
"산만하지 않게 해 주세요." "지루하지 않게 해 주세요." 이러한 요청은 기준이 불명확하여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다. 뛰어난 기획자는 '산만함'이나 '지루함'의 기준을 구체적인 데이터나 시각적 자료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명확한 기준 없이 단순한 감각적 표현에 의존한다면, 작업자는 문제 발생 시 책임 회피를 당할 위험이 크다. 작업 실컷 다 해놓고 의뢰자 입에서 '제가 언제 이렇게 해달라고 했나요???' 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면 정확.명확.확실한 표현들로 제3자가 봤을 때에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 정도의 기획안이 필요하다.


음악 외주는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업이다. 원활한 협업을 위해서는 명확한 요구 사항과 공정한 보상이 필수적이며, 이를 무시하는 의뢰인과의 작업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작업자는 자신의 노동과 가치를 존중받아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과감히 거절하는 것도 중요한 판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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