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도 넓고 사람도 다양하다

취향2관. 사람

by 나는미미

앞서 취향에 대해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는데, ‘사람’에 관해서는 맞지 않는, 불편한 점을 더 말하게 된다. 왜 그런지 이유를 생각해 보면 일방적 관계가 아니라 상호적 관계라 좋은 사람, 잘 맞는 사람보다 맞지 않는 사람을 피하려고 하는 방어적인 태도에서 비롯된 거라 본다. 맞지 않는 것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나는 정말이지 힘들다.


사회에 나와서 깨닫게 된 건 세상은 넓고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회생활 한지도 언 15년 정도가 되어 웬만한 사람들은 만나 봤다는 생각이 들 때쯤 어김없이 새로운 사람을 등장시킨다. 그런 생각을 한 나를 비웃듯이 말이다.


정말 맞지 않았던 사람을 떠올리라면 단연코, 볼드모트처럼 이름을 말하면 안 되는 그 사람이 떠오른다. 정말이지 세상에 이보다 더 한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장점이 분명히 있음에도 몇 개의 단점들이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그런 사람이다. 약속 시간에 한 번도 나타난 적이 없고 기분 따라 행동하며 자신만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있다. 회사 상사여서 업무적인 관계만 유지했는데 면담 도중 이런 이야기를 꺼내더라. 일은 잘하는데 너무 정이 없다며 본인과 밀당하는 거냐고. 내가 직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다니! 잘못 들었나 싶었고 기분이 너무 나빠져서 상사라는 걸 잊어버리고 정색하며 내가 당신과 왜 밀당을 하냐며 맞받아쳤다. 지금, 이 글을 적는 순간에도 다시 기분이 안 좋아질 정도로 잊지 못할 대사이다. 드라마에도 이런 상황, 이런 대사는 없겠지.

아무리 심해도 저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걸 깨달았고 이제는 웬만한 사람은 신경 쓰이지 않는다. 면역력이 생겨버렸다. 나를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 그 분께 감사 인사를 전해야겠다.


반대로 나는 배울 점이 많고 체계적인 사람을 좋아하고 그런 사람이랑 잘 맞는다. 요즘 스타일로 말하자면 MBTI에 t와 j가 들어간 사람들이다. 레오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대학원에 다니고 있었는데 내가 대학원 진학으로 오랫동안 고민을 하고 있던 터라 하고 싶은 걸 찾아 깊게 탐구하고 있는 레오가 멋져 보였다. 삶의 방향성이 뚜렷해서 뿌리 깊은 단단한 나무라는 느낌을 받았고 여전히 든든한 사람이다.


같이 일했던 팀장님은 자기관리가 매우 철저해서 매일 6~7시면 출근을 하셨다. 휴가를 제외하고는 늦게까지 회식한 다음 날 힘들어서 집에 갈지언정 출근은 꼭 하셨다. 그 자리에 가기까지 쌓인 경험과 경력도 있지만 실제로 아는 것도 많고 지식의 범위도 넓어서 가끔은 이런 것도 안다고 놀랄 정도다. 이분을 보며 ‘상사란 무엇인가?’를 배웠다. 흐트러짐이 없어서 대단하면서도 신기하다.


앞으로 나는 얼마나 더 많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될까? 많은 사람은 괜찮지만 ‘다양한 사람’은 조금 두렵다. 바라건대 볼드모트를 능가하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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