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사랑한다"라고 말해본 적이, 아마 한 번쯤은 다들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 대상이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도, 그 사람이나 대상을 사랑할 수밖에 없어서 내 모든 것을 다 바칠 정도로 사랑해 본 경험은 난생처음이었다.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그는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에게 주는 사랑은 있는 모습 그대로의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결과로 돌아왔다. 춤을 만나고 인생이 변했다. 춤을 잘 추는 댄서가 되지는 못했다. 나의 춤은 여전히 처음시작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지만, 이제는 그런 나 스스로를 사랑한다.
무언가를 사랑하고 선망하며 행복을 얻기도 하지만, 그것을 해나가는 것도 결국 자신이다. 좋아하는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나를 너무너무 좋아하게 되었다. 인생이 180도 달라졌다. 눈빛에 생기가 돌고, 점점 반짝거린다고 느껴지기 시작했다. 가장 좋아하는 일. 바로 내가 나를 사랑하기 위해 시작한 일인 '춤'을 만났기 때문이다.
그것을 알고 나니, 내가 춤을 배우러 갈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너무나 기뻤다. 세상에서 그저 할 수 있어서 행복한 일들을 만나는 것은, 세상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었다. 그보다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은 찾지 못했다. 춤은 나를 사랑할 수 있게 해 줌과 동시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즐거움을 주었다. 춤을 잘 추게 되지는 못했지만, 즐겁고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나니 세상이 달라 보였다. 모든 것에 감사하고, 삶의 아름다움에 대해 찬미하는 사람이 되었다. 내가 이걸 누릴 수 있게 해 준 춤과 관련된 모든 관계자들이 늘 그곳에서 하나하나의 수강생들을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그것은 느슨하지만 가장 깊은 연대였고, 나를 살아갈 수 있게 만든 힘이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더 이상 증명이 아니라 함께 춤출수 있는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이었다.
사방에서 천사들의 목소리가 폭풍처럼 쏟아졌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그들의 울림은 내 안의 잿빛을 흔들어 깨웠다.
무너진 마음의 틈새마다 빛이 스며들고, 어둠 속에서도 그 소리는 나를 일으켜 세웠다.
누군가는 내 이름을 불렀고, 누군가는 아무 말 없이 등을 토닥였다.
그 모든 목소리가 하나의 거대한 노래가 되어, 내 심장을 다시 두드렸다.
나는 그 노래의 파동 속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들의 빛을 따라, 다시 걸었다.
아직 희미하지만, 분명히 살아 있는 빛을 향해.
-백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