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나는 춤을 사랑해. 사랑하고 말고!
‘하는 것의 아름다움’
하는것의 아름다움
춤을 추면서 가장 갖지 말아야 할 감정들이 있어. 바로 '내가 지금 이 순간의 주인공이라는 믿음‘을 버리는 것이야! 춤을 출 때는 옆사람과 비교를 해서도 안 되고, 지금 이 순간 온전히 나의 아름다움을 믿고 뻗어야 해. 그래야 그 순간 '부끄러움'과 '엄청난 창피함'이라는 쓰나미에 내가 잠식당하지 않고 계속해서 다음 동작을 이어갈 수 있거든. 자신을 믿는 힘이 아주그냥 절대적으로 필요해. 물론 그 과정은 힘들지만, 엉성해보이는 나와 마주해 무한대의 창피함을 이겨내 온 대가로, 한번 춤을 배우고 나면 엄청난 '자신감'이 생기게 돼. 창피함을 극복한다는 것은 처음에는 죽도록 어렵지만, 네가 춤을 배우고자 한다면 이걸 가장 우선적으로 극복해야 해. '자신과 마주할 용기'가 있어야, 춤도 배워나갈 수 있는거야.
창피함을 극복해 내는게 어려운 이유는, 내 몸과 동작이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기 때문이야. 나를의심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거지. 그리고 비교하고 싶지 않아도, 자꾸 옆사람과 비교하게 되기도 해. 그러면서 몸이 더 딱딱하게 굳곤 하지. 그래서 나는 나의 아름다움을 동작이 아니라 내면에 두기로 했어. ‘그 감정을 이겨내고, 하고 있는 상황 그 자체'로.
어떨때는 너무 부끄럽고 뛰쳐나가고 싶은 순간에 나의 다짐을 기억하고 싶어서, 중간중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때마다 보면서 힘을 내려고 팔목에 써 놓기도 했다. 죽을 만큼 창피한 순간에도 ‘하는 것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는 나를 대견해 하고자 했던 스스로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였지.
‘하는 것의 아름다움’이 만들어준 '깡'은 강렬했어!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가족으로부터의 외모평가가 쏟아졌던 3박 4일 동안의 모멸감을 견딜 수 있게 해 주었던 힘이 되어주었던 것은 물론, <2024년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고된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터질듯한 집념으로 고성의 폭언을 멈출 수 없었던 혐오세력 앞에서 가슴절제한 흉터를 드러내며 춤을 춰 보일 수 있는 용기를 보여 주기도 했지. 예쁘게 나의 '퀴어함'을 드러내며 당당하게 춤을 춰 주었어. 그 순간의 내 모습이 매우 아름답게 느껴졌기 때문에, 평생 잊을 수 없는 인생의 한 장면을 남기고 온 기분도 들었어. 누군가가 나의 신체와 외모를 혐오할지언정, 절대로 그것에 지지 않고 나를 믿는 힘을 증명해 낸 기분이었어.
아름다운 외모란, 스스로를 아름답다고 느끼는것이 오직 정답이라고 생각해. 그 느낌은, 바로 나를 사랑하는 노력을 통해서 얻어낼 수 있는 거야. 내가 원하는 추구미가 있다면 그것을 만들어 가면서 오는거야. 나는 나의 외모가 춤이라는 예술을 통해서 아름답게 빛나기를 원했기 때문에, 내 정답까지 가고자 몸을 조각했었어. 내가 가장 빛나는 장르가 무엇일지를 고민했고, 그 장르는 '힐댄스'라는 장르였지. 나는 인생을 통틀어서 하이힐을 신어본적도 거의 없었지만, 힐댄스를 추기위해 발레부터 시작해서 기초 체력을 열심히 다져나가기 시작했어. 그 결과, 전보다 부쩍 전신 근력이 붙었고, 코어와 유연성이 다져진 몸으로 변화하기 시작했지.
결국에는 보이는 모습이 목적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것을 하기 위해 만들어 지는 몸의 변화를 느끼면서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어. 나는 춤을통해 나의 몸을 사랑하게 되었지. 또 미켈란젤로는 조각상을 조각하면서 이렇게 말하곤 했대.
"나는 조각을 하는것이 아니라, 이미 돌 안에 만들어져 있는 완성품을 꺼낼 뿐이다" 라고.
우리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나다움'이라는 아름다운 조각을 내면에 가지고 있어. 그 아름다운 조각을 어떻게 사랑해줄까? 나라는 완성품을 어떻게 사랑으로 꺼내줄까? 이 질문이야말로, 외모에 대해 고민하는 우리들이 해야할 질문 이라고 생각해. 살아오면서 나의 '몸이라는 작품'을 사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 볼까에 대해서 고민해 본적 있어?
내가 나의 몸을 사랑하고 자긍심을 느끼는 시작은 바로 나를 사랑하는 행위를 나의중심으로부터 '창조'하며, ’시작'하는 것이야. 단순히 살을 빼고 근육을 늘리고, 성형수술이라는 방식을 선택한다면,
*'방법론'(Methodology)적 방식으로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이 되기때문에 결국 그 끝이라는 결과에 도달하기 어려울거야. 왜냐하면 단순히 날씬한 외모와 근육질인 몸매. 그리고 뚜렷한 이목구비를 갖는다는것은 나다움을 고민한 결과는 아닌거거든. 표면적으로는 그러한 방식을 사용하는것이 즉각적인 만족을 줄 수 있겠지만, 이미 완성되어있는 나라는 아름다운 조각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된 생각은 아닌거니까. 오히려 이런 생각에 집착하게 된다면, "스스로 아름답지 않은 존재에서, 아름다운 존재로 나를 새로 조각해야 한다"는 생각을 끌어당기는 일에 가까워. 나는 10키로 감량과 근육질인 몸매, 성형시술 타투까지 해봤고, 외적 모습도 많이 달라졌지만, 결국 중요한것은 외적인 변화가 아니었어. 건강한 의미의 아름다움 만들기란, '아름다운 외모' 라는 집착으로부터 내려와,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기위해/나를 사랑하기 위해서, 몸 또한 만들어 간다는 호흡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해.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의 아름다움을 찾아야 할까? 이 글을 읽고있는 네가 춤에 도저히 엄두가 안나서 다른 방법을 통해 너를 사랑하는 일을 하고 싶다면, 나는 이렇게 조언해 주고싶어.
타인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너만의 노력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또 최선을 다 해서 노력해 본다면, 그 정답을 찾을 수 있을거야. 가장 너다운 모습을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하나씩 하나씩 나의 자아를 표현하고 완성해 가는 것이지. 외모, 옷, 헤어, 메이크업, 체형, 액세서리 그 모든것에서 나다움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사랑하려는 노력부터 하는거야. 가볍게는 옷가게들을 둘러보며 아이쇼핑을 시작해 보는걸로 할 수 있어. 너다운 스타일이 뭐가 있을지 고민부터 시작해 보는거야. 그게 바로, 나답게 사는 길이자 건강한 아름다움을 위해 첫 발을 내딛는 거야. 너를 믿는 힘은, 너를 아름답게 만들어 줄 밖에 없어. 가장 큰 아름다움은 외모가 아닌 내면에 있는거거든.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과 어떠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 해 내 보이는 그 모습. 자체가 가장 큰 아름다움 이지. 그럼. 그렇고말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몸. 그 몸을 가꾸고 아름답게 피어나기 위해 하는 모든 노력들이 너의 정답이 될 거야. 외적인 모습과는 전혀 상관없이 말이야. 스스로에 대한 사랑이 확장되는것 만이, 오직 너라는 아름다움의 정답이 될 뿐이야.
"네가 어떤것을 선택하더라도, 그것이 정답이 될 필요는 없어. 중요한것은 네가 네 몸을 어떻게 느끼는지야."
2024 서울퀴어문화축제. 국가인권위원회 과장님과 함께.나의경우에는, 내가 손수 직접 만든 나의 신체적 아름다움을 믿게 된 결과로, 자아존중감이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지기도 했어. 지정성별과 다른 특징들로 인해 반대 성별로 오해받게 되는 상황이 불편해 기피해 오던 ‘여성샤워실’이나 ‘화장실’을 당당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지. 남들 눈에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면 어때? 중요한건, 내가 나의 존재가 아름답다고 믿는 마음이야. 우리가 그런 마음을 가질 수만 있다면, 정말 많은 부분에서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살아갈 수 있을거라고 난 믿어. 우리는 혐오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존재들이잖아.
춤은 인생을 살아내는 것과도 닮은 점이 있어. 우리는 크고 작은 어려움들을 겪어내오며 지금 이 자리에 있잖아.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한 만큼, 남을 사랑해주지 못해서 실패한 전연인과의 관계. 사랑받고자 했던 마음에 집착해 정작 나를 사랑하고 돌보지 못했던 지난 과거의 순간들. 우리는 지금이라는 인생의 페이지에 이르기까지 매 순간 숱한 어려움들과 싸우고 또 이겨내 왔던 스스로의 모습과 함께 해 왔지. 신은 매일 우리에게 '오늘'이라는 귀한 시간들을 통해서 삶의 한 페이지를 사랑하고 또 성장해 갈 기회를 주시곤 해.
무언가를 미치도록 갈망해 본 적이 있어? 그것이 나에게 어떠한 개인적인 이로움을 주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그것을 사랑하는 마음을 버릴 수가 없어서, 포기할 수가 없어서, 그것을 계속 사랑하는 선택지 외에 다른것은 생각할 수 없어본 적이 있었어? 결과가 어떻든간에, '내가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루고자 하는 무언가의 행위 자체에 목숨까지 걸어보는것은, 명예나 경제적인 이득이 없을지라도, 삶을 자유롭게 해석하게 해 주지. 그리고, 비로소 내 삶의 주인공을 나로 느끼도록 만들어 줘..
'하는 것의 아름다움'. 삶은 단지 열정을 갖고 움직이는 것 만으로 아름다워. 결과란 단지 '하는 순간'들이 중첩되어져 만들어 질 수 밖에 없어. 실패의 연속선이 아닌, '선위의 점'을 쌓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것일 뿐이지. 그리고, 그 아름다움이 뜨거울수록 우리는 자신을 뜨겁게 사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어. 모든 아픔들이 곧 사랑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의 한 페이지를 춤추듯 아름답게 살아보도록 하자!
힘내자 대한민국!!!!!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어둡기에 우리가 빛날 수 있다는 사실도 꼭 기억해야 돼. 우리는 모두 빛으로 태어났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