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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주어디가 Dec 21. 2017

좀 놀 줄 아는 언니 오빠들-

그래요, 난 아직 멀었어요..

11월 23일,

아침에 출근했더니 기관 직원들이 오후 3시에 춤추는 행사를 하니 보러 오라고 한다.

응..?


너무 갑작스러웠지만 그런 일은 뭐 하루 이틀일이 아니었기에~

오후 3시에 시청 옆 인민당 사무실이 있는 건물로 향했다.

분명 오후 3시 시작이라고 했지만, 진짜 시작은 5시였다.

정말 신기한 게 미리 와서 몇 시간씩 기다리는 사람들은 왜...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을까??


이번 대회는,

종모드 시청이랑 시의회랑 단합을 위해 각 종류별로 6번의 팀체(대회)를 하는데 그중에 5번째 경기였다.

종모드 시청과 시의회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모두 합하면 대략 60명 정도-

이들을 섞어서 6개의 팀으로 만들고 그 팀끼리 함께 경합을 벌이는 것이다.


지난번 구세군 강당에서 했던 요리대회도 이 팀체 중 하나였는데, 그 당시에도 각 팀별로 경쟁이 정말 대단했다.

몽골사람들의 승부욕은 정말 대단하다.


오늘의 경합 주제는 '가무'였다.

각 팀별로 단체 댄스, 독창 및 악기 연주, 합창 크게 3가지 종목으로 나눠 준비해온 것들을 선보였다.  

각 팀별로 5만 투그릭씩을 모으고, 최고 점수를 받은 우승팀이 15만 투그릭을 상금으로 받게 된다고 했다.

(아마 나머지는 장소 대여비와 심사위원 심사비 등..으로 나가지 않을까 싶었다)

왜 매주 화요일 저녁마다 이들이 차차차를 배운다고 모였는지, 이제 알 수 있었다.

매 순서마다 어디선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는데, 상상 이상의 드레스의 등장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각 팁별로 화려했던 댄스타임이 끝나고 각 독창 무대가 이어졌는데,

각자의 팀원을 응원하는 열기가 정말 대단했다.


우르르 나와서 손뼉 치며 환호를 보내고, 아니면 독창을 하는 중간중간 무대 앞 공간에 나와 둘씩 짝지어서 왈츠를 추거나 혼자서 혼자서 춤을 추곤 했다.

몇 번의 경험으로 잘 추던 못 추던 상관없이 춤추는 것이 이들에겐 그다지 창피하지도, 머쓱하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어떤 면에서는 이렇게 스스럼없이 자신을 내려놓고(?) 노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껄껄껄

아직 쫄보이기도 하고, 몸가짐(?)을 단정하게 하라는 교육을 10년 이상 받아오면서 여기에서 자유로워지기는 아직 이른 것 같다. :D

나란히 앉아 앞에 공연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귀엽(?)다. ㅋㅋㅋ

무용가, 가수, 개그맨을 각각 한 명씩 심사위원으로 두고 모두가 최선을 다한 모습을 보여줬다.

중간 순서로 각 팀별로 한 명씩 나와서 숨 쉬지 않고 숫자를 세는 대결도 했다. 일종의 아이스브레이킹 게임..?

장난으로 하는 대결인데도 다른 누군가 잠깐 숨을 쉬었다 하면서 거센 반발이 여러 번 일어났다. ㅋㅋㅋㅋㅋ

한 팀은 다 같이 델을 차려입고 나와서 연극도 하고, 합창을 하는 팀들도 있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노래에 맞춰서 이렇게 춤을 추는 언니 오빠들-


** 몽골어에는 아줌마, 아저씨, 팀장님, 부장님 같은 다양한 호칭을 사용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 여자는 무조건 언니(에그치: эгч), 남자는 오빠 (아하:ахаа)라고 부른다.


모든 순서가 끝나고, 점수가 나올 동안 이들은 이렇게 춤을 추며 즐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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