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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주어디가 Jan 26. 2018

몽골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방법

매우 춥지만.. 우선 집 밖으로 나온다.

몽골에서 맞는 새해!!

어떻게 보낼까 하다가 올해는 다르항에서 2018년을 맞이하기로 했다.


원래 계획은 29일(금)이 몽골 건국기념일로 공휴일이었기 때문에 금요일에 다르항에 올라가려 했지만

집주인 아줌마가 집수리를 해주러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다렸지....

그러나 아줌마는 오지 않으셨고, 나는 토요일에 다르항으로 올라갔다. (결국 아줌마는 일주일 뒤에 오셨다.)


꽤나 추웠던 울란바타르.. 버스를 탔는데도 찬바람과 매연이 따불로 공격을 해댔다. 콜록콜록

거리의 사람들은 커다란 케익 상자를 하나씩 손에 들고 있었다. 따뜻한 연말 느낌 :D

다르항도 꽤나 추웠지만, 그만큼 날씨는 맑았다. 해가 저 뒷산 너머로 떨어질 때쯤 다르항에 도착했다.

동기 언니 집에 들어가기 전,

별이 뜬 검파란 하늘과 붉은빛이 함께 떠 있는 하늘이 너무 멋있었다.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나는 너무 춥고 배도 고팠으므로 눈으로 찍어서.. 머릿속에 저장...☆


2층에서 창 밖을 보다가 높은 건물에서 밖을 보니 시야가 탁 트인다.

아파트 바로 뒤에 있는 게르는 창 밖을 볼때마다 항상 1순위 관찰대상이다!!

월동준비로 게르 입구 앞에 작은 통로를 만든 것도 보인다. 아닌가.. 화장실인가?  

새해 첫날 일몰

하늘이 꽤 이쁘길래 타임랩스를 찍어 보자 하고 핸드폰을 설치했는데, 화면이 약간 기울어짐 ㅠㅠ

수평이 맞춰지고 좀 더 길게 찍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아쉽

다음에 가면 다시 한번 도전해봐야지!


한 달에 보름달이 두 번 뜬다던 블루문이 이렇게 환하게 떴다.

다르항은 몽골의 제3의 도시인만큼 꽤나 큰 호텔도 많고, 이쁜 카페도 많다.

한국처럼 세련된 인테리어를 한 카페가 있어서 거기에 가려고 했으나 문을 닫았다!!!!


호텔 라운지에는 카페가 있기 마련이고, 호텔은 연휴에도 문을 닫지 않지. 껄껄껄 그래서 부다 호텔로 고고

호텔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고, 우리는 벽난로 앞에서 몸을 녹이며 있는 없는 여유를 다 부리고 나왔다.

얼음 미끄럼틀을 즐기는 아이들

다르항 광장에도 다양한 얼음조각과 스케이트장을 만들어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꾸며놨다.

꽤나 추운 날씨였음에도 아이들은 미끄럼틀은 물론, 얼음 조각들을 타고 다니며 열심히 놀았다. 나만 혼자 추운것 같았다.


다르항에서도 신년맞이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고, 시간대별 행사 스케줄을 페이스북으로 공유했다.

날씨가 추워 다 볼 수는 없을 것 같으니 메인인 불꽃놀이와 캠프파이어를 보고 송구영신예배에 가기로 했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핫팩과 카메라를 메고 저 추위 속으로 용감하게 나갔다.

광장에는 사람들로 북적북적

낮에 본 풍경과는 분위기가 새삼 달랐다. 아이들은 저 얼음 덩어리 위에 막 올라타더라.. 어후 보기만 해도 차가워서 얼음 가까이는 가지도 않았는데, 여기 아이들은 빨간 볼을 하고서 에너지가 펄펄 넘친다.


광장 가운데에는 무대를 설치해 젊은 친구들의 댄스공연도 하고, 드레스 입은 언니와 턱시도를 입은 오빠가 노래도 부르고 열린 음악회에서 들을 법한 합창도 했다.

가만히 서 있기에는 정말 너무 추운 날씨였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공연을 해낸 사람들.. 엄지 척!



마지막을 장식하는 캠프파이어를 꽤 오랫동안 기다렸다.

원래 9시 30분 예정으로 되어 있었는데.. 10시가 넘어도, 10시 20분이 지나도 불을 붙인 생각을 안 한다.

교회로 가야 하는 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불은 안 붙이고.. 이거 보려고 나온 건데!!!

답답한 마음에 옆에 있는 아저씨에게 물어보지만 이제 할 거니까 조금만 기다리라고 한다. ㅋㅋㅋㅋㅋ

커다란 눈을 가진 아저씨였는데, 우리가 옆에서 계속 기다리니까 교회 다니냐고 물어보고 자기 아이들은 지금 저기 성당에 있다고 말하면서 몽골 너무 춥다는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기다리는데도 사람들이 움직일 생각을 안 한다.


에이, 안 되겠다 그냥 가야겠네.. 하고 발걸음을 돌려서 가는데, 사람들이 웅성웅성웅성


"어..?? 설마!!!!"


"와... ㅋㅋㅋ"


"ㅋㅋㅋㅋㅋ(그냥 웃음^^)"


"아 진짜!! ㅋㅋ타이밍 보소"


"아오 ㅋㅋ진짜 이 사람들..!!"


순간 우리 입에서는 약간의 아쉬움과 허탈함과 안도감이 섞인 그런 추임새가 끊임없이 반복해서 나왔다.

뒤를 돌아보니 커다란 장작에 빨간 불이 파다닥 하고 타오르고 있었다. ㅋㅋㅋ


가장 좋은 자리 잡고서 계속 기다렸는데!

불 붙이는 거 동영상으로 찍으려고 했는데!!

추우니 불 좀 쬐고 몸 좀 녹이고 싶었는데!!!


그래도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볼 수 있었으니.. 여기서 해야 하는 것은 다 했다!.. 만족

풍등과 불꽃놀이를 한번에 잡은 일타쌍피 영상

불꽃이 타오르기를 기다리는 중에 저 멀리서 빨간 풍등이 하나씩 하늘로 올라갔다. 이런 건 또 그냥 지나칠 수 없지!

광장의 한쪽 끝으로 가봤더니 젊은 친구들이 풍등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장면을 비디오로 찍고 있는데 마침 그 옆에서 화려한 불꽃놀이가 펑펑펑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은 나를 위한 불꽃놀이. :-)


단번에 내 눈을 사로잡았던 투명 풍선.

이건 한국에서도 못 본 것 같은데???

처음 보자마자 너무 사고 싶었지만, 들고 다니기엔 손이 너무 시렸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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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을 마무리하면서 2018년의 컨셉을 생각해봤다.


나를 '공주님'처럼 모시기!


내 기분을 가장 우선순위로 놓고 살기!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매 순간순간 내 감정에게 계속 물어보기!


올 한 해는 나에게 초점을 맞추고 나에 대해 더 알아가는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원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도 더욱 명확히 알 수 있기를.


'공주님'이라는 단어가 좀 유치하기도 하고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공주님처럼 스스로를 귀하게 여길 줄 알고,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이 더욱 바르고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이렇게 하루하루 내 삶을 더 사랑하며 즐길 수 있는 인생을 살겠다- 고 다짐해본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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