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도 보고 수흐바타르도 다녀온 이야기.
차강사르를 한 주 앞두고 울란바타르는 이래저래 분주했다.
차강사르 때에는 현지 친구 집에도 가야 하고 개썰매도 탈 계획(계획으로 끝났다)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주는 다르항에서 한산하게 보내기로 했다.
마침 9일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날이었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나 보다.. 하고 큰 관심이 없었는데, 오히려 몽골 사람들이 나에게 계속 물어봤다.
'너는 평창 동계올림픽 보러 한국 안 가?' ㅋㅋㅋㅋ 같은 질문을 몇번이나 받았다.
아니야.. 나 안가.. 못가.. ㅠ
심지어 시청 1층에는 이렇게 평창 동계올림픽 포스터(무려 한국어)가 붙어있었다.
개인적으로 수호랑과 반다비는 전 직장에서 만든 캐릭터라 조금 더 친근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것 때문에 회사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도 알지...ㅋ)
핸드폰이고 노트북이고 몽골계정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한국의 방송 3사에서 생중계를 한다고 해도 여기서는 볼 수가 없었다. 광고나 뉴스는 잘 나오다가 딱 개막식 시작하기 전 해당 국가는 접근금지라는 문구가 떴다.
괜히 서러움..
IP주소를 한국으로 바꾸면 된다고 하는데.. 또 막 이렇게 저렇게 하기는 세상 귀찮아..
혹시나 하고 몽골 TV를 틀었는데 생중계를 해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예! ㅋㅋㅋ
근데 몽골어로 말해서 한국 해설 하나도 안 들리고 자막도 안보였다. 그래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
개막식이 다 끝나고 인터넷으로 글과 뉴스를 보고 나서야 하늘에 CG가 아니라 드론을 날렸다는 것을, 그리고 인면조가 기괴한 괴물이 아니라는 것과 더불어 매우 저예산으로 구성한 개막식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게 바로 중계가 필요한 이유-
이렇게 큰 행사를 하고 나면 인터넷에 올라오는 누리꾼들의 드립을 보는 재미가 엄청나다. 꿀잼
한국어를 사용하는 누리꾼들의 해학과 풍자에 건배!
그리고 다음날 다르항에서 택시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수흐바타르 여행을 하기로 했다.
구 다르항 시장에서 오전 9시30분에 만나서 추울바알~
수흐바타르는 작년 가을에 기차여행을 하며 가봤는데, 날씨가 흐려서 조금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에도 날이 좋지는 않았지만, 수흐바타르에 가기에는 안성맞춤인 날이었다.
'수흐바타르(Сүхбаатар)'는 몽골에 인민정부를 세운 정치 혁명가의 이름이다.
수흐바타르 도시는 셀렝게 아이막의 주도로 러시아 국경과 맞닿아 있고, 두 개의 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곳이다.
다르항에서 셀렝게로 가는 길이 특히나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난 쿨쿨 잠을 잤지.. ☆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그동안은 보기 힘들었던 양과 염소, 소, 말들이 풀을 뜯고 있었다.
여기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구나~
셀렝게에 도착하니 날은 따뜻했고 사방이 흰 눈으로 쌓여 온통 겨울왕국이었다.
강은 이미 꽁꽁 얼었고, 그 위에 하얀 눈이 쌓여서 여기가 강인지 땅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저 멀리 보이는 가지만 남은 나무와 하얀 눈뿐이었다.
내가 서 있는 이곳이 땅인지 강인지.. 기웃거리며 걸었는데,
어느 순간 걸을 때마다 뻑쩍 뻑쩍- 얼음에 충격(?)이 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가벼운줄 착각할 뻔 했다. 나 지금 강 위에 있다 ㅋㅋㅋㅋㅋ
하얀 도화지에 크고 작은 검은 패딩입은 마침표 3개가 제멋대로 움직이며 놀다가 저 멀리 소떼를 발견하고는 집합ㅋㅋㅋ
소가 물을 마시고 있었다.
그렇다. 여기는 진짜 강위다. 주인이 도끼로 얼음을 깨서 가축들에게 물을 먹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소들이 물을 마시더니, 다음은 말들이 물을 마시러 저 멀리서부터 달려왔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자동차 트렁크에 썰매를 매달고 차로 썰매를 끌어주는 가족도 있었다.
매연 마시면서 꿀잼예약 ㅋㅋㅋㅋㅋ
마지막 남은 소가 물을 마시는데 물이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 ㅋㅋㅋ물을 제대로 마시고 있구나!
같이 간 선생님들과 사진을 찍었는데,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 건지 도대체 알 수가 없게 나왔다. ㅋㅋㅋㅋ
사진을 찍으면서 핸드폰이 몇 번이나 꺼졌는지.. 80%였던 배터리가 10%로 급 방전!!
나는 꽤 괜찮았던 것 같은데, 아직 핸드폰은 이 추위에 적응이 안됐나 보다. (추위 부심)
중국에서 몽골을 거쳐 러시아까지 가는 철도가 놓여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도 이 길을 따라간다고 한다.
곧 내가 갈 길이다.
마침 기차 건널목을 건너려고 하는데 화물기차가 지나갔다.
저 멀리서부터 천천히 달리는 기차에 몇몇 사람들이 매달렸다가 다시 내렸다가 또 매달리는..
목숨걸고 스릴을 즐기는 듯한 광경을 보았다. 우리 앞을 지날 때에는 웃으면서 매달려 있었던 것 같은데.!!!
우와~ 하며 신기한 사람들 구경도 하고 모양도 색도 다 다른 컨테이너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으며 기다리는데.. 기차 끝이 보일 기미가 없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코도 좀 흘렸던 것 같다.
수흐바타르 중심가에 가장 핫하다는 카페를 찾아갔다. 거기 피자가 그렇게 맛있다던데-
그러나 오늘따라 가게는 문을 열지 않았고, 차강사르 전이라서 그런지 다른 가게들도 모두 문을 닫았다...........
결국 찾고 찾아서 노마드 식당을 찾아서 밥을 우걱우걱 먹고, 커피 생각이 간절해 바로 다르항으로 고고!
두둥!!!!!!!!!!!!!!!!!!!!!!!!!!!!!!!!!!!!!!!!!!
다르항 카페도 문을 닫았다. 짜아앙아아아즈으응ㅇ나나아아아
그냥 바로 집으로 고고
이렇게 우리의 급 여행은 급 마무리.
그 외..
꽤나 애용하는 다르항의 부다 호텔 카페,(거의 80%는 나밖에 없다 ㅋㅋㅋ)
몽골 사람들의 코카콜라 사랑-
다르항에서 울란바타르 내려가는 택시에 같이 탔던 돌이 지나지 않았던 아기와 그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