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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주어디가 Apr 19. 2018

나의 엄지는 무기력하지 않다!

요즘 내가 사는 모습들.


몽골에서의 1년이 지났다.

몽골의 봄은 모래를 가득 담은 바람이 사정없이 싸다구를 친다.


3월까지만 해도 집 밖으로 나갈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도 않았다.(영하 10-20도)

집에서 가만히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고, 가끔 예능도 보고.. 그렇게 밥해먹으며 지냈다.

근데 이렇게 앉아서 생각하다 보니....

오잉... 뭐하느라 겨울을 다 보냈지?? 다이어리를 펼쳐보니 나름 뭔가 많았네 껄껄


이제 해가 길어지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마음도 같이 뜨고 있다.

나다니고 싶지만.. 지금 나갔다가는 머리카락 속에 흙먼지를 가득 담아오게 되므로 안 나가는 게 좋다.

그래서일까 무기력증이 아주 이빠이다. 3월까지는 간간히 운동도 했는데, 이제는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그래서 써보는 나의 소소한 일상.

어느덧 날씨가 이렇게 좋아졌다. 이날 하늘이 너무 이뻐서 영상을 찍어보았다.

햇빛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자 색깔도 담아보고-



#1. 내 소소한 일상들

요즘은 책을 읽고, 가끔 편지도 받고, 그리고 그래놀라를 넣은 요거트와 빵을 주식으로 먹는다.


코이카 몽골 유숙소에는 책이 정말 많다. 그래서 주로 유숙소에 갈 때마다 책을 대여했다.

정말 집에서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에는 그냥 책을 읽는 게 가장 좋다. 그리고 이럴 땐 금방 빠져들 수 있는 소설이 최고다. 근데.. 빌려온 책은 다 읽었고, 나는 너무 무료하고.. 그렇게 쇼파에서 비비적대다가 신박한 곳을 찾았다.


몽골에 오기 전 동생이 크레마(E-BOOK)를 선물해줬다. 근데 책을 빌려볼 도서관이 없었다..... 해리포터와 몇몇 소설만 넣어놓고 지내다가 최근에 '밀리의 서재'라는 앱을 발견했다.

음악 스트리밍처럼 매달 10,000원을 내고 10권의 책을 빌려볼 수 있는 곳이었다. 야호! 심지어 첫 달은 무료!

그래서 당장 가입을 했다. 올해 50권 읽는 게 목표 중의 하나였는데, 지금까지 18권 읽었다.

이건 분명 시간을 때우기 위해 하는 독서지만.. 그래도 뭔가를 하고 있다는 위안으로 삼고 있다.





#2.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껴요-

생활비가 들어오자마자 보고 싶은 공연들을 예매했다.

지난번에 봤던 카르멘도 너무 좋았고, 돈키호테도 괜찮았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아, 내가 이 음악을 듣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딱 든다.

이렇게 요즘 나는 공연을 보며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공연장 가는 길, 수흐바타르 광장에 아이들이 많이 나왔다.





#3. 애증의 한국어 수업

 1월부터 한국어 수업을 열정적으로 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수업을 거쳐갔는데, 그중에서 지금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은 4명.

많은 사람들이 중간에 그만두는데 비해 이 분들은 이제 제법 한국어로 대화가 가능하다!

 

지금도 중간중간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고 오는 사람들이 꾸준히 있다. 이제는 3번만 보면 알 수 있다.

새로운 사람들과는 처음 몇번은 개인적으로 공부를 하는데, 그렇게 수업 횟수가 3번 을 넘어가면 이 사람은 앞으로 꾸준히 배울 사람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그전에 그만둔다.ㅋㅋㅋㅋ



#4. 새로운 취미

울란바타르를 지나가다가 이런 것을 발견했다. 4,400투그릭(2,200원).

초반에는 이마트에서 아크릴 색칠하는 것을 사다가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매번 하기에는 생각보다 비쌌다ㅠㅠ

나무 모형 조립은 10,000투그릭 안팎의 저렴한 가격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니 앞으로 좀 더 들여올 예정이다! 꺄륵





#5. 뭐라도 찍고 싶어서..

주일마다 울란바타르에 나가는데, 이제 날이 풀려서인지 거리를 걷는 속도가 조금 느긋해졌다.

뭐라도 찍어보고 싶어서 여기저기를 카메라에 담아봤다.


6. 내 스타일이었던 다르항 1번 학교

다르항 1번 학교에 다녀왔다. 1번 학교는 다르항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학교.

학교 앞에는 작은 언덕에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골목에서 어린아이들이 한데 모여 놀고 있었다.

초딩때 봤던 드라마 <육남매>의 세트장 같은 느낌이었다.

정결한 학교가 마음에 쏙 들었다.



#7. 농구 한판 더?  -박카스

이제 확실히 날이 따뜻해지긴 했는지, 밖에 아이들이 많이 보인다.

바람이 정말 많이 부는 날이었는데, 한 10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학교 농구장에서 우르르 몰려다니며 농구를 하고 있었다.

역시 아이들은 밖에서 노는 모습이 가장 좋다! 건강한 아이들-




##...

요즘 조금은 무기력하게, 그래도 뭔가를 하려고 하며 이렇게 저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늘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좀 무기력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더니 이렇게 말해줬다.

“무기력?ㅋㅋ너의 엄지는 무기력하지않타!” ㅋㅋㅋㅋㅋㅋㅋ이거 보고 빵터졌다


때로는 이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스트레스가 되지만, 지금은 지금대로 행복하다! 언제 이런 시간이 오겠어!  :D (밑도 끝도 없는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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