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 온 후로 손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몽골에 오고나서부터 손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국에 혹은 외국에 있을 친구들이 몽골의 인장이 찍힌 편지를 한 번쯤 받아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아주 몽골스러운 엽서를 사고 우표를 사서 편지를 보냈다.
답장이 오고, 나도 다시 편지를 쓰고.. 이렇게 주고받다 보니 현재 몇 명의 친구들과 엽서를 주고받고 있다.
어느 화창한 날, 핸드폰에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받아보니 투브아이막 우체국이었다. 강바 아저씨가 "편지가 왔으니 가져가~"라고 하셨다.
우체국에서 오는 전화는 언제나 기분이 좋다.
어떤 편지가 도착했을까... 누구에게 온 것일까.. 세상 가벼운 발걸음으로 바로 우체국으로 향했다.
역시나 이번 편지는 인도네시아에서 가혜가 보낸 엽서였다-
이미 몇 달 전에 하나를 보냈는데, 그것은 도착하지 않고 최근에 보낸 엽서만 도착했다.
한국에서 오는 편지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오는 엽서도 몇 번 받았다.
각 나라별로 우표와 엽서 사진을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우체국에 들러서 엽서를 받아가지고 다시 시청으로 돌아가는 길-
엽서나 편지를 받으면 무의식적으로 사진을 찍게 된다. 사진을 잘 받았다는 인증샷도 보내야 하고, 편지 받았다고 자랑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히히히 특히나 오늘처럼 맑고 화창한 날에는 사진이 정말 이쁘게 나온다.
투브아이막에서 한국으로 보내는 우표는 1300투그릭, 울란바타르 중앙 우체국에서 보내면 1,100 투그릭 우표를 붙인다. 종종 엽서와 우표를 사재기하기 때문에 나름 투브아이막 우체국에서는 큰손으로 통한다 ㅋㅋㅋ
그래서 내가 가면 우체국에서 엽서와 우표를 파는 아주머니께서 진열장에 진열되어 있는 것 말고 전체 통을 꺼내서 엽서를 고르게 해주시고, 더불어 엽서 속의 사진을 설명도 해주신다. 껄껄껄
보통 엽서가 도착하기까지 짧게는 열흘에서 길게는 3개월까지 정말 천차만별이다.
아직까지 편지가 늦어진 적은 있어도 안 온 적은 없었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에서 몇 달 전에 보냈다던 그 편지도 곧 받을 수 있을 거라 믿고 있다. (제발요~)
그동안 받았던 편지들 중에 핸드폰에 사진이 남아 있는 것만 추려봤다.
편지는 언제 받아도 좋고, 우편함에서 편지를 발견할 친구를 생각하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바로바로 연락을 할 수 있는 시대이지만, 손으로 내 소식을 전하는 아날로그 감성에는 인터넷으로는 채울 수 없는 위로가 있다.
그래서 종종 기분이 울적해지거나 친구들이 보고 싶을 때면 엽서를 고르고 정성스레 편지를 쓴다.
안부를 전하고, 주소를 쓰고, 우표까지 붙인 엽서를 가지고 있으면 그 엽서 한 장이 지갑보다 든든하다(사실 지갑에 뭐가 음슴...)
아날로그 감성으로도 살 수 있는 지금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