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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주어디가 Oct 16. 2018

[배낭여행] 몽골 탈출기_부다페스트

4. 황금빛 마법에 걸린 도시, 부다페스트



Day 1. 처음 느낌 그대로~


케케 부다페스에 입성, 그리고 플릭스 정류장에 도착!

정류장 바로 옆에 있던 지하철 역을 통해 숙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제 웬만한 지하철은 두렵지 않다!

독일어를 사용한다는 비엔나에서도 현지어는 알아듣지 못하고 영어만 사용했는데, 헝가리에서도 까막눈이 따로 없다. 지하철 티켓을 사려는데 아무것도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뒤에 줄 서 있던 언니에게 도움을 부탁해야 했다. 껄껄


모스크바와 비엔나, 부다페스트의 지하철은 모두가 조금씩 달랐는데, 러시아 지하철이 가장 익사이팅 ㅋㅋ

헝가리로 넘어오기 전 오스트리아에서는 지하철을 탈 때마다 궁금한 것이 있었다. 

티켓을 사서 지하철을 타는데 티켓을 검사하는 사람도 없고, 기계도 없다. 무임승차를 하려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환경- 우리는 끝까지 티켓을 사서 다니긴 했지만, 나쁜 유혹이 들게 하는 이런 환경은 좋지 않은 것 같다. :-|

우리가 타고 온 플릭스 버스 앞에서, 그리고 부다페스트이 메트로 승차권
내가 저 언니를 따라다닌 것은 아니고 우연히 동선이 겹쳤음~_~

우리가 예매한 숙소는 칼빈 스퀘어 근처에 위치해 있었다.

번화가와 가까워서 매우 좋았다는 후기가 있었는데, 정말 지하철 역에서 내리자마자 숙소에 들어갈 때까지 길 양쪽에는 온갖 식당의 테라스가 끝없이 놓여 있었다. 또 마침 페스티벌이 열리는 기간이었는지, 골목이 시작되는 끝의 한쪽 공간에서는 야외 스테이지와 아기자기한 조명들, 그리고 파라솔과 소파 등 자유로운 느낌으로 여기저기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 공간 안에서 바이올린 연주와 신나는 팝 음악이 서로의 소리를 해치지 않는 공간에서 연주되고 있었다.

와우! 그 길을 지나가면서 한껏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집 가서 짐 내려놓고 그냥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길을 집 앞에 두고 어떻게 집에서 쉴 수 있을까! :^D

숙소는 현지인들이 사는 -영화에서나 보던, 구식 엘리베이터가 있는- 평범한 아파트였다. 

아파트 이름:  [Welcome 22]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십 분가량 집주인을 기다렸다.

집주인은 키가 크고 흰 단발머리에 허스키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중년 여성이었다. 전화 통화를 할 때에는 꽤 퉁명스러운 느낌이었는데, 만나보니 아주 나이스한 사람이었다. 

집은 아주 깔끔하고, 넓었다. 세탁기는 물론, 우리가 필요한 것들이 다 구비되어 있었다.

주인 언니는 우리의 리액션이 마음에 들었는지, '너희의 친절에 보답하는 의미로 커피를 쏠게' 라며 집 앞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 있는, 자기의 서명을 한 종이를 주고 갔다. 이게 보통 숙박객들에게 으레 대접하는 친절인지, 우리에게만 주는 것이었는지는 몰라도 피곤에 쩌든 우리의 기분을 순식간에 바꿔놓기에는 아주 충분했다. 홍홍홍

 

꽤 맛있었는데, 초점이 나간 아이스크림 사진

짐을 풀고 오스트리아에서부터 밀린 빨래를 돌리고 집 앞에 나가 헝가리 통화인 포린트 환전을 하고, 헝가리 음식으로 저녁을 먹고 후식으로 맛있는 아이스크림까지 먹은 후 장을 봐서 돌아왔다. 엄청 큰 자몽을 6개나 사서 마지막 날까지 매일매일 엄청 잘 먹고 왔다.

부다페스트- 너 마음에 든다!












Day 2. 어떤 날씨라도 좋은 부다페스트


며칠 새에 열기가 좀 수그러들었는지, 부다페스트가 원래 비엔나보다 시원한 것인지 날씨가 선선했다. :)

시티투어 예매권을 패스권으로 교환하기 위해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중앙광장으로 갔다.

영웅광장에 가기 위해 탔던 지하철 1호선은 어제 탔던 지하철과는 모든 게 많이 달랐다. 알고 보니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지하철!!! 깊이가 그리 깊지 않아서 약간 반지하에 있는 느낌. 천장이 낮고 역 내부가 아담했다.

영웅광장 인근의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든 차장이든 기다리고 있는데, 도통 시티투어버스가 올 생각을 않는다....

알고 보니 아예 잘못된 곳으로 온 것... OTL.... 아침부터 지칠 뻔했는데 다시 찾아간 시티투어 오피스 직원들의 친절함에 다시 호랑이 기운이 솟았다!

부다페스트에서 우리가 선택한 시티투어는 노선이 4개나 됨. 근데 다 돌아보고 나니 이거 다 필요 없다.ㅋㅋㅋ

부다페스트는 도나우 강을 중심으로 부다와 페스트 지역으로 나눠지는데 페스트 지역은 그냥 도심이었고, 부다 지역에 흥미로운 곳들이 많았다.. 겔레르트 언덕, 부다 성, 어부의 요새 등등.. 여기는 그냥 슬슬 걸어 다녀도 될 듯-

이제 너무도 익숙해진 투어버스에 흥미를 잃은 것일까.. 버스를 타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데... 졸았다.. ^^

부다 성
어부의 요새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페스트 지역과 부다 지역을 얼추 살펴보고 맛있는 케익과 커피도 마시고... 부다 성과 어부의 요새에 올라가고 싶었다. 밑(?)에서 봤을 때에는 어부의 요새나 부다 성이 꽤 높은 줄 알았다. 그래서 우리는 시티투어 그린라인을 타고 성을 한 바퀴 둘러보기로 함! 이때 시간이 벌써 저녁 무렵이라 그린라인 막차를 잡아탔다. 그린라인은 다른 라인과는 달리 전기차로 운영하고 있었다. 약 10여 명이 타는 작은 전기차 ㅋㅋㅋ

코끼리 열차 타고 서울공원에 들어가는 것 같은 이런 기분- ㅋㅋ

 막차는 위에 올라가 한 바퀴 둘러보고 바로 내려와야 한다고 했다. 그래? 오케이!! 하고 올라갔는데...

너무 이쁘네??? 와- 여긴 그냥 지나치기는 너무 아까워!!

돌아 내려가는 길에 그냥 내려달라고 하고 둘러봐야겠다!!! 생각을 했는데...  우리는 맨 뒤에 앉아있었고, 용기도 없어서 어버버 하다가 그냥 내려오게 되었다 ㅠㅠ

다시 올라갈 기회가 없을 것 같은 마음에 내려오면서 스스로 엄청 자책을 했다. 왜 거기서 말을 못 했냐!!!!

그린라인 버스에서 내리고 난 후에도 혼자 엄청 투덜투덜.. (다음날에도 하루 종일 저기를 몇 번씩 오르내렸는데... 뭐 이렇게 혼자 짜증을 팍 냈을까 싶다) 아마 옆에 있던 언니랑 윤선생님도 짜증 났을 듯- ㅋㅋ


버스에서 내려서.. 짜증 내며 걷는데 근처에 성에 딸린 작은 정원 같은 것이 있었다.

나이트 투어를 하기 전까지 시간이 있으니 살짝 올라갔다 와볼까? 하고 올라갔더니.. 부다 성으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심지어 에스컬레이터도 있음!!(이거 최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내려다보는 풍경은 소소하고 아기자기하게 이뻤다.

아까 그렇게 짜증을 냈던 것이 참 무색하고 민망해짐.... 하하...

위로 올라가니 저쪽 하늘에서부터 천둥이 치고 번개가 번쩍번쩍거리면서 바람이 점점 더 세게 불어오기 시작했다. 덕분에 아주 시원했다! :)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
부다성에서 내려본 모습

부다 성과 어부의 요새는 이어져있는데, 어부의 요새까지는 가지 않고 부다 성만 잠깐 보고 내려와 나이트 투어를 하는 곳으로 향했다. 

나이트 투어는 8시부터 시작이었는데, 사람들이 일찍부터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8월 중순의 비엔나, 저녁 8시쯤 되니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도시의 저녁이 깨어났다.  

어두워지면서 조명이 들어온 부다성의 모습

나이트 투어는 주요 명소(페스트 지역, 겔레르트 언덕, 부다 성, 어부의 요새, 국회의사당)를 버스로 한 바퀴 돌아오는 과정이었다.

버스를 타고 나이트 투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굵은 빗방울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비 온다!ㅋㅋㅋ

비가 와서 촉촉하게 젖은 바닥은 조명을 반사하며 운치를 더했고, 하얀 성을 비추는 노란 불빛은 공기 중의 수분에 투과되어 반짝반짝하게 빛났다.

부다 성은 2차 세계대전으로 거의 다 무너지고 지금의 것은 다시 지은 것이라고 한다.

비엔나에 비해 부다페스트는  볼거리나 할 것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도나우강을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야경이 도시를 살린 느낌이랄까-

저 노오란 조명들은 어떤 날씨와도 잘 어울려 부다페스트를 딱 부다페스트답게 밝히고 있었다.



Day 3. 발걸음을 절로 움직이게 만드는 마법의 도시-

부다페스트에서의 셋째 날, 그리고 찬송이를 만나는 날! 껄껄껄

벨기에에서 일하던 찬송이가 마침 이 즈음 주말을 이용해 부다페스트에 놀러 올 계획이 있었다. +_+

찬송이가 넘어오는 시간은 금요일 저녁이고, 나는 일요일 새벽에 상트로 넘어가기 때문에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시간은 토요일뿐.

토요일 낮에 한 식당에서 상봉했다. 와플로 유명한 벨기에의 와플 과자를 선물로 줬는데, 저 하얀 와플 과자는 정말 짱 맛이었다! 몽골로 돌아오기 전에 다 먹음 ㅋㅋㅋ


우리는 점심으로 맛있었던 오리고기와 뭐시기를 먹고 어제 길을 잘못 찾아갔었던 영웅광장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페스트 지역에 있는 성 이스트반 성당도 올라가 봄.

영웅광장

영웅광장은 헝가리 천년 역사 속 위대한 인물들을 기리기 위해 만든 상징물이라고 한다.

총 14명 영웅들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고, 가운데에는 밀레니엄 기념탑이 높게 솟아 있다. 그리고 이 광장은 부다페스트 시민광장과 세체니 온천과 가깝게 이어져 있었다. 온천은 가볍게 스킵하고, 시민공원으로 고고-

비긴 어게인 2에서 봤던 안익태 동상이 정말 뜬금없는 자리에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처음 만들어졌다는 지하철 1호선과 부다페스트 시민공원 안익태동상

어부의 요새는 19세기 시민군이 왕궁을 지키고 있을 때 도나우강의 어부들이 강을 건너 기습하는 적을 막기 위해 요새를 방어한 데서 유래한 이름. (나무 위키)

마치 백사장의 모래로 지은 듯한 온통 베이지 빛깔의 성채와 성 건물이 인상 깊었는데 그래서인지 저녁에 조명을 비췄을 때에도 성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신데렐라가 드레스 입고 저 계단을 내려와야만 할 것 같은 성이었다.

토요일이어서 그랬나, 성에서 결혼을 하는 커플들이 참 많았다. 3쌍이나 봄.

한 쌍은 성내 채플에서, 한 쌍은 저 끝쪽 탑에서, 그리고 나머지 한쌍은 사진을 찍고 있었다. ㅋㅋㅋ

이래저래 분주했던 어부의 요새-


어부의 요새를 둘러보고 이제 본격적으로 야경 투어 시작!

쌀쌀해지는 날씨에 쌀국수를 먹고 다시 겔레르트 언덕으로 고고!

근데 해는 생각보다 빨리 지지 않았고, 언덕 위 바람은 점점 차가워지고, 코 나올 것 같고..(오들오들~_~)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에 야경은 꽤나 볼만했다.

타임랩스를 찍겠다고 핸드폰을 들고 계속 서 있었더니 손이 얼었다 ㅋㅋㅋㅋㅋㅋ

겔레르트 언덕에서 내려와 다시 어부의 요새로 고고

겔레르트 언덕에서 찍은 선셋

생각보다 야경을 보러 온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낮에 성채에 올라가려면 입장권을 따로 구매해야 하는데 저녁에는 프리패스-

성채에서 연주하는 바이올린 연주가 눈에 보이는 모습과 정말 잘 어울렸다-

하지만 사진을 찍기는 쉽지 않지... 어떻게 찍어도 마음에 안 드는 것은 무엇,,?

그냥 성만 찍으면 참 이쁜데 이 풍경에 나도 들어가려고 하니 성이 막 거부하는 느낌 -_-

어부의 요새에서 내려와 도나우 강변을 걸으며 마지막 코스로 국회의사당의 야경을 감상-

이 앞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꽤나 있었는데, 패키지 투어별로 한국인 한 무더기, 외국 어르신들 한 무더기.. ㅋㅋㅋㅋㅋㅋㅋ

조명으로 도시를 완성시킨 부다페스트였다.

야경투어를 마치고 자유의 다리를 통해 건너오는데 저 뒤로 부다 성이 화려하게 서 있었다.

안에서 파티를 해야 할 것 같은 비주얼이다.

그렇게 하루 종일 거진 3만 보를 걸으며 부다페스트 파헤치기 끝! ㅋㅋㅋ

짧은 시간이었지만, 친구랑 같이 여행을 해서 그런지 부다페스트가 참 좋은 느낌으로 기억에 남았다.

우린 11시가 넘어서 헤어지고, 숙소로 들어와 조금 쉬다가 비행기를 타러 다시 공항으로 고고!


공항버스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비가 온다.. 게다가 버스 한 대는 만차라 그냥 보내고 조금 뒤에 온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헝가리 국제공항은... 아담한 사이즈에 사람이 저엉말 많았다. 체크인을 하려는 줄이 뱀이 꼬아리를 튼 것처럼 꼬불꼬불 입구까지 나와있었다.. 우리는 다행히 온라인 체크인을 해둬서 빨리 들어갈 수 있었는데, 만약 온라인 체크인 안 했으면.... 비행기를 못 탈 상황도 충분히 생길 만한 줄이었다.

헝가리에서 남은 돈으로 버거킹을 우걱우걱 먹고 마지막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했다.


이제 여행도 거진 끝 무렵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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