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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주어디가 May 16. 2019

Get ready, set go!

[가족여행] 우리는 왜 히말라야로 떠났을까?

#0429. Namaste!

한국->네팔 카트만두


모든 준비가 끝났다.

4월 29일. 오전 8시 20분쯤 집에서 출발해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인천공항 제2터미널 도착.

지하 1층 은행에서 미리 환전해놓은 돈을 찾고 자동수속을 마쳤다. (처음 해봤는데 쫌 신기하고 재미있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을 예상에서 이렇게 일찍 왔건만.. 인천공항 제2 터미널은 시간이 걸릴 일이 없었다. 하하하

면세품까지 다 찾고 볼일을 다 마쳤는데도 1시간이 남았다. :)


++

한 식구가 집에서부터 공항까지 가는 것도 일이었다. 여려가지를 고려한 끝에 우리는 집에서부터 차를 가지고 가서 제2 터미널 장기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여행을 다녀오는 것으로 결정!

인천공항 장기주차장 이용료는 하루 9,000원

주차장은 그냥 표지판 보고 찾아가면 되고, 주차자리도 많아서 어렵지 않게 주차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장기주차장에서 공항까지 셔틀버스가 10분마다 운행을 하고 있어서 공항까지 가는 길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다음에 또 이렇게 움직일 상황이 생기면 아무런 주저함 없이 장기주차장을 이용할 생각이다.



 드디어 비행기를 타고 네팔로 이동!

네팔은 그리니치 표준시보다 5시간 45분이 빠르고, 한국보다는 3시간 15분이 빠르다. 시차 단위가 30분도 아닌 15분인 이유는 이웃 강대국인 인도와 구분해 국가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이유로 현재의 표준시를 채택하게 됐다고 한다. 비행기에서 미리 손목시계의 시간을 맞추는데 네팔 표준시를 찾지 못해 인도 시간으로 맞췄다. 덕분에 시계를 볼때마다 산수능력이 조금 향상되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


7시간동안 비행기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 음악 들으면서 쿨쿨 잠도 자고,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그 와중에 밥도 잘 먹었다. 그래도 비행기는 불편하다 ㅠㅠ

옆자리 앉은 미국 부부는 15주년을 맞아 한국을 경유해서 네팔 트레킹 여행을 왔다고 했다. 우리가족도 멋있지만 저들도 멋있군 하하 비행기에서의 지루한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네팔 도착. 비행기에서 내리니 대지의 후끈한 공기가 느껴진다.

네팔 트리부반 국제공항

네팔 카트만두에 위치한 트리부반 국제공항은 아담한 사이즈를 자랑하고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리니 빨간색의 공항이 바로 앞에 보였다.


공항에 들어서자마자 입국 수속을 하기 전에 네팔 입국비자를 먼저 받았다. 한국에서 받아올 수도 있지만 네팔에 도착해서 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다들 같은 생각이었는지 나를 포함한 많은 외국인들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비자창구에 줄을 섰다. 발급비용은 1인 25 USD(3개월). 그리고 증명사진 한 장을 준비해가면 된다.

비자는 금방 나왔는데, 입국 수속 및 보안 검사하는데 시간이 엄청 오래 걸렸다. 우리 비행기와 다른 국내선 비행기에서 나온 사람들이 2대의 보안검사대로 수색해야 했기 때문이다.

껄껄껄 그래도 우리는 네팔에 도착했고, 미지의 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키키키 > <


공항에서 나오니 오랫동안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여행사 사람들을 마날 수 있었다.

이번여행에서 가이드를 해줄 다말라(왼쪽)과 또 다른 직원 다망(오른쪽)이었다.

만나자마자 꽃목걸이를 걸어주며 네팔에 온 것을 환영해줬다. 이것이 네팔리의 미소인가 ㅋㅋㅋㅋ

우리는 어버버하며 짐을 싣고, 차에 올라타고서 카트만두의 무질서 속의 질서를 몸소 체험하며 숙소로 향했다.

 카트만두시 타멜에 위치한 '카트만두 에코 (Kathmandu Eco)' 리조트에 도착했다.

웰컴 음료를 마시며 체크인을 하고, 미리 준비해준 네팔 통신사의 유심칩으로 갈아끼웠다.

네팔은 전화번호가 10자리로 엄청 길었다. 딱 한번 사용한 내 번호 9808036143 ㅋㅋㅋㅋ  

이 유심으로는 일주일 동안 4GB의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양이었고, 다 쓴 후에는 충전도 가능했다.  

불교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숙소는 각 층층마다 저 오방색의 깃발이 만국기마냥 걸려있었다.

방에 대충 짐을 풀고 저녁식사를 위해 1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고고싱!


커리와 난, BBQ치킨, 모모(만두) 등을 시키고 네팔에서 가장 맛있다는 고르카 맥주도 함께 주문했다.

딱 적당히 습하고 땀이 날듯 말 듯한 온도, 바로 맥주가 가장 맛있는 때다. ^_____^

맥주를 한잔씩 돌리고 시원하게 벌컥벌컥 마시고 싶은데 좀 더 기다리란다. 흠.. 네팔은 맥주와 함께 먹어야 하는 안주가 따로 있나? 했는데 알고 보니.. 내 생일 케이크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우리가 여행을 출발하는 날이 내 생일이었다. 후후훗

생일날 가족여행을 떠나다 보니 당일에 가족끼리 정식(?)으로 축하할 여유가 없었다.

나는 정말 괜찮았다. 생일이 뭐 대수냐ㅋㅋㅋ 근데 가족들은 아니었나 보다. 공항에서 숙소로 가는 차에서 부모님과 동생이 근처에서 케익이라도 하나 사가자며 소곤거리는 대화가 들렸다. 여기까지 와서 무슨 케익이냐고 극구 말렸는데... 이렇게 딱!! 생일상을 받았다  :-D


그래서인지 엄마 아빠가 더 감동을 받은 것 같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내 생일을 어떻게 알았지?? 정말 신통방통하다 생각했는데, 이미 이들은 우리의 여권정보를 다 가지고 있었다. 하하하

깜짝 생일케익도 받고, 여러 음식으로 저녁으로 배를 채운 후 간단하게 타멜거리를 둘러보기로 했다.


타멜은 마치 방콕의 카오산 로드와 같은 느낌이었다.

세계 곳곳에서 모인 여행객들이 화려한 타멜의 밤거리를 즐기고 있었고, 화려한 펍과 기념품 가게들, 과일과 낯선 종류의 거리 음식을 파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바쁘게 거리를 구성하고 있었다.

아, 그리고 엄청난 양의 전선줄이 한데 뒤엉켜 머리 위를 지나가고 있는 모습도 신기한 볼거리였다.


난생처음으로 27시간 15분의 생일을, 그리고 십여 년 만에 가족들과 함께 생일을 보낼 수 있어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날이었다!

Thanks for everything!! 





#0430.

카트만두->포카라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넘어갈 시간!

에어컨이 나오는 큰 차에 넓게 앉아 이동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내 마음은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수도인 카트만두는 분지형태의 도시라서 카트만두를 벗어나 다른 도시로 가려면 산을 넘어가야 한다.

알고 보니 이게 그냥 산만 넘으면 되는 게 아니었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까지 가는 여정은 끊임없이 산 둘레길을 따라 올라갔다 내려왔다를 반복하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

아- 이것이 해발 7000m는 높은 산으로 쳐주지도 않는다는 나라의 위엄인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들은 산비탈을 깎아 논밭으로 개간해서 농사를 짓고 있었고, 산에서 내려온 물이 강을 이뤄 흘러가는 자리에는 시멘트 공장, 벽돌공장이 여기저기 위치해 있었다.


산비탈에 위치한 왕복 2차선의 길 위에는 인도에서 네팔로, 각 지방에서 카트만두로 물자를 실어 나르는 대형트럭, 작은 오토바이, 로컬버스, 경운기 등 온갖 종류의 탈 것들이 각자의 목적지를 향하고 있었다.

레이싱이라도 하는듯 어찌나 이리저리 추월을 잘하는지, 이동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ㅋㅋㅋ

카트만두에서 포카라 가는 길

첩첩산중에 위치한 네팔에는 백개가 넘는 소수민족이 존재하는데, 각 부족마다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실제로도 여행 중 같은 네팔 사람들이지만 각자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보통은 공용어인 네팔어로 소통하지만 통화를 하거나 가족끼리 이야기할 때에는 고유의 방언을 사용하는 듯 했다. 아마 제주도 방언을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잠시 상상해 봤다.


포카라 가는 길, 강 위에 길게 걸쳐진 다리를 보고 엄마가 산행 중에도 이런 다리를 건너냐고 그냥 물었을 뿐인데 우리는 어느새 다 내려서 트리슐리 강(Trishuli river) 위를 건너고 있었다. 왜 때문이죠.. ㅋㅋㅋ


원래 트리슐(Trishul)은 힌두교의 신, 시바신의 무기인 삼지창의 이름을 뜻한다. 그런데 이 강이 3개의 작은 개울로부터 시작하는 모습이 시바신의 삼지창과 비슷하다 해서 트리슐리(Trishuli)라고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역사와 설명에 능통한 다말라는 이 모든것을 다 알고 있었다. ㅋㅋㅋㅋ

과일과 채소를 한가득 쌓아놓고 팔고 있는 노점상. 알록달록 색이 이쁘다.

포카라 가는 길에 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식당은 트리슐리 강 옆에 위치한 곳으로, 리버사이드뷰를 자랑하며 곳곳에 알록달록한 꽃나무와 테이블이 가지런히 세팅되어 있었다.

이 식당은 여행자들이 주로 방문하는 곳인지 노랑머리, 빨강머리, 검은 머리, 갈색머리 등등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모여서 각자의 언어로 대화를 하며 식사를 하고 있었다.

바깥의 햇빛은 매우 강했지만, 지붕 밑 그늘에서 선선한 강바람을 쐬며 점심을 먹으니 더위는 사라졌다.

식사는 각자 먹을 만큼만 퍼다 먹는 식이었는데 다들 잘 먹었다. 그래, 이 정도면 네팔음식도 먹을 만하겠어 ㅋㅋ

포카라에 오는 길에 표지판을 보다가 마나순루로 가는 길에 '고르카'라는 지명이 나오자 다말라는 우리에게 '고르카'의 의미와 함께 간단하게 네팔의 역사를 이야기해줬다. 어제 우리가 마셨던 맥주 이름이기도 했던 '고르카'는 네팔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바로 고르카 왕이 각각 떨어져 있던 부족을 통일시켜 네팔이라는 나라를 세웠기 때문이다.

간단한 네팔의 역사도 듣고, 창밖에 펼쳐지는 카레이싱도 보다보니 어느새 포카라 도.착.


카트만두에서 아침 8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출발했는데, 오후 4시, 5시쯤 포카라에 도착했던 것 같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까지는 도로 사정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데 보통 7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포카라에도 국제공항이 세워지고 있다고 하니, 몇 년 뒤에는 포카라로 바로 올 수도 있겠다. :)


포카라는 카트만두와는 아주 다른 분위기를 가진 도시였다.

우선 커다란 호수가 있었고, 널찍널찍한 도로에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깔끔하게 무리지어 서 있었다.

2015년 지진 당시, 포카라는 지진 진원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피해가 없었다고 하던데 그 때문에 카트만두와 느낌이 이렇게 다를 수도 있겠다 싶었다.

포카라에서 우리가 묶었던 포카라 에코(Pokhara eco) 리조트-

페와 호수(Fhewa Lake)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곳으로, 각 층마다 넓은 테라스가 있었다.

아빠는 벌써 즐기고 계시는 중 ㅋㅋㅋ



숙소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쉬고 있는데 하늘이 금세 흐려지더니 소나기가 이렇게 시원하게 내린다.

비가 한차례 내리고 나니 후덥지근함이 가시고 서늘한 저녁 기운이 느껴졌다.

본래 네팔의 우기는 6월부터 9월까지라는데 올해는 우기가 조금 일찍 찾아온 것 같다고 했다.

비가 그친 후, 아빠와 동생은 먼저 산책을 나가고 엄마와 둘이서 호수 근처를 슬슬 둘러보기 위해 나갔다.

폐와 호수 옆, 군부대 안에 있는 나무에 허옇고 뚱뚱한 새들이 가지마다 붙어 앉아 있었다.

나중에 물어보니 이 새들은 호숫가에 사는 물새라고 하는데, 뚱뚱한 새들이 앉아있으니 나무가 휘어서 부채꼴 모양이 됐다. poor tree..


포카라는 히말라야를 여행하는 외국인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관광지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호숫가에는 한껏 이쁘게 꾸미고 산책을 하는 네팔리들이 더 많이 보였다.

엄마는 골목길 탐험중 ㅋㅋㅋ

호숫가 주변의 시내는 관광객들을 위한 상권이 조성되어 있었다.

각종 음식점과 술집, 등산용품을 파는 가게들, 기념품, 슈퍼 등등. 심지어 한식당도 꽤 여러 군데가 있었다.

와서 보니 몸만 와도 여기서 등산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다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ㅋㅋㅋㅋ


간단히 포카라 산책을 한 후, 저녁으로 된장찌개를 먹고 일찍 숙소로 들어갔다.

우리는 테라스 모여앉아 차를 마시면서 내일 가져갈 짐들과 두고 갈 것들을 다시 확인했다. 그리고 내일은 워밍업으로 7시간에서 8시간 정도만 걸으면 된다는 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웃을 수 있었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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