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모든 날씨에 대비합니다. 포트폴리오

by 오윤

돈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박이 아니라 리스크를 관리하는 거다. 이걸 잊어서는 안된다. 이 세계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그 누구도 쉽게 가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세계에 당하지 않는 거다. 돈의 세계는 딱딱하고 냉정하고 날카롭다. 그리하여 이 거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스크 관리이고,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편이 포토폴리오 구성이다. 포토폴리오 구성의 목적은 심플하다. 손실을 줄이는 것. 하나의 종목이 떨어져도 다른 종목이 올라 균형점을 만들어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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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세계에 들어서면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다양한 위험을 마주하게 된다. 그 위험이 겨울로 진행되는 계절의 바뀜에서 왔든, 업종의 국면 전환에서 왔든, 기업의 흥망성쇠에서 왔든 내가 진입한 돈의 세계에는 수백, 수천, 수만 개의 힘이 동시 작동한다. 그렇다면 이 불확실한 세계에서 어떻게 포토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는가? 우선 큰 틀에서 서로가 서로에 미치는 힘이 적은 영역, 또는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영역에 적절히 자산을 분산하는 것이 중요할 거다. 주식과 채권, 원화 표시 자산과 달러 표시 자산, 단기와 장기 등을 묶어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말이다.


관련하여 내가 흥미롭게 본 것은 세계 1위의 헤지펀드인 브릿지워터를 운용하고 있는 레이 달리오의 올웨더 펀드(All Weather Fund)다. 올웨더펀드는 철저히 예측을 배제한다. 돈의 세계를 내가 절대 알 수 없음을 전제로 한다. 그러면 어떻게 투자하는가? 어떤 날씨, 어떤 계절에도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포토폴리오를 운용한다. 어떻게? 각 경제 상황에서 수익을 내는 자산을 파악하여 이 자산들에 모두 분산 투자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주기적으로(1년에 1회 정도) 포토폴리오 비중을 재조정하여 수익이 증가한 자산의 일부를 팔아 수익이 감소한 자산에 재분배한다. 이렇게 하면 상승한 자산으로 하락한 자산을 싸게 매입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장기투자에서 꽤 괜찮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로직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올웨더는 돈의 세계를 성장률이라는 y축과 인플레이션이라는 x축으로 나누어, 각 환경에 모두 견딜 수 있도록 자산을 배분하는데, 배분을 할 때 참고할게 다음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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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Equity가 주식, Commoditis가 원자재, Corporate Credit이 회사채, EM Credit이 신흥국 채권, IL(inflation linked) bonds가 물가연동채, Nominal Bonds가 국채인데, 성장률은 상승하는데 물가가 낮은 경우(2사분면) 주식, 회사채의 가격이 올라가는 것을 기대할 수 있고, 성장률과 물가가 동시에 오를 경우(인플레, 1사분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주식보다는 원자재의 가격이 좀 더 높게 오름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성장률이 떨어지는데 물가도 낮을 경우 국채나 물가연동채의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할 수 있고, 성장률이 떨어지는데 물가는 오를 경우 국채와 주식의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올웨더펀드는 이 모든 시나리오를 고려하여 각각의 자산에 모두 분산투자하는 것인데, 리스크를 고려하여 모든 것에 투자한다고 한다. 투자를 할 때 준거 비율은 채권 55%(장기 40%, 중기 15%), 주식 30%, 원자재 7.5%, 금 7.5%로 알려져 있다. 채권의 비중이 많은 이유는 주식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인데, 이 같은 전략을 통해 레이 달리오는 24년간 무려 567.81%의 누적 수익률, 7.5%의 연평균수익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처럼 자산을 구입할 수 있을까? 여기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경제전문가들은 ETF(상장지수펀드, Exchange Traded Fund) 상품을 추천한다. ETF란 거래소에 상장되어 주식처럼 거래되는 일종의 펀드로, 특정 자산의 지수(인덱스)를 모방하여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미국의 대표적인 ETF인 SPY(SPDR S&P500)를 보자. 이 ETF는 미국 주요 기업 500개사의 주식으로 구성된 S&P500 지수에 투자하는 ETF인데, 이 ETF를 1주만 사도, 미국 주요 기업 500개사에 분산투자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ETF의 장점은 소액으로도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금상첨화, 나른 상품보다 수수료도 낮다고 한다. 왜냐? 인간의 손길이 묻어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AI가 내가 투자한 돈을 자동 분배해 투자하는 거다.

ETF 기반 자산배분 전략을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투자 금액을 비율에 맞게 계산하여 ETF 상품을 매수하면 된다는데, 나도 아직 상품을 사지 않아봐서 구체적인 설명은 못하겠다. 다만 약간 번거로운 것은 있다. 미국 주식 계좌를 열어야 하고, 달러로 환전을 해야 하고, 수많은 ETF 상품 중에 하나의 상품을 골라 주식을 사는 것처럼 구매를 해야 하고 등등등.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ETF 상품 그 자체가 아니라 ETF의 정신인 포토폴리오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거다. 자신만의 포토폴리오를 만들어 테스트를 하면서 6개월, 1년에 한번씩 리밸런싱을 하는 것, 이게 돈의 세계에서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편인 거다.

참 돈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재미있으면서도 물음표가 계속 붙는다. 이렇게까지 알아야 하나?

어쩌다보니 포토폴리오를 넘어 ETF까지 와버렸다.

에이 몰라~ 다 집어쳐~~ 하는 마음도 들지만, 다시 처음의 마음으로..

“모르면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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