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기업의 오늘을 읽습니다. 재무제표

by 오윤

월급 날, 내가 만약 매달 70만원 정도를 주식에 투자하기로 했다면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은 투자의 우선순위다. 1등 기업, 대체불가능한 기업, 좋은 기업으로 7개 정도를 선별했다 하더라도, 여기서 무엇을 사고, 무엇을 사지 않을지를 매번 판단해야 한다. 더 나아가 7개의 포토폴리오를 바꿀 때 역시 우리는 판단을 해야 한다. 이 판단의 근거는 어디서 찾을까? 바로 재무제표다.


#12재무재표.JPG 출처: ajunews.com


수천 개의 기업 중 어떤 기업을 선별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무엇일까?

일단 망해선 안된다. 망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지표를 봐야 할까? 빌린 돈이 얼마인지를 보는 게 우선이다. 그러나 딱 그 수치만 봐서는 감이 오지 않는다. 비교가 필요한 거다. 뭐와 비교할까? 유동자산이라는 게 있다. 현금, 유가증권, 매출채권, 재고자산 등 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말한다. 만약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1년 내 갚아야 할 돈보다 많으면 일단 빚 때문에 망할 리는 없을 거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재무상태표의 유동자산과 유동부채라는 명목 옆에 붙어 있는 수치다. 유동자산(현금, 유가증권, 매출채권, 재고자산) 총액이 1년 이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 총액보다 많으면 많을수록 회사의 유동성이 좋다, 안정성이 있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조금만 더 들어가 보면 유동자산의 세부 유목을 보면 재고자산이라는 게 있는데, 유동자산에서 재고자산을 뺀 금액(흔히 당좌자산이라 하는데 재고를 뺀 당장 화폐화 할 수 있는 자산을 말한다)이 유동 부채보다 많을 때 안정성이 뛰어나다고 한다.

재무상태표에서 회사의 안정성을 확인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 부채총액을 기업의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이 포함된 자본총액으로 나눠보는 거다. 이를 부채비율이라 하는데 대개 부채가 자본보다 적거나 같은 상태, 즉 부채비율이 100% 이하인 회사는 안정성이 있다고 이야기된다. 이렇게 안정성과 관련하여 부채라는 변수를 보는 이유는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말짱 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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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그림은 재무제표 중 재무상태표의 양식을 보여주는데 여기서 안정성과 관련하여 우리가 확인할 것은 뭐다? 유동자산 규모(+유동자산 중 재고자산을 뺀 당좌자산 규모), 유동 부채 규모, 그리고 자본금 총액과 부채 총액 정도 되겠다. 여기서 하나만 좀 더 깊게 들어가보면 우선 부채의 세부 유목 중에서도 단기차입금은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은행에서 빌린 단기차입금이 너무 크면, 이자로 너무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고, 이 경우 경기가 악화되거나 금리 상승 국면에 재정 상황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부채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닌데, 부채 중에는 선수금이라는고 미리 받은 돈이 있다. 어떤 기업과 거래 계약을 받은 선금을 의미하는데, 선수금이 많다는 건 계약을 많이 했다는 것이고, 미리 받은 돈이기에 회사에 현금이 돌게 된다. 그리하여 이 부채는 해석이 달라진다. 긍정적인 부채라는 거다. 그렇다면 왜 선수금이 부채 자리에 있을까?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때 다시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자본의 세부 유목 중에서는 이익잉여금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이익을 낸 다음 남은 이익의 적립금을 기록한 것인데, 이 잉여금이 많은 기업일수록, 또 그 증가 비율이 클수록 안정적이고 탄탄한 기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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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안정되다고 판단하면 그 다음에 확인해야 하는 바는 무엇일까? 시장에서의 경쟁력, 그리고 지속가능성이다. 이 부분에서 살펴볼 게 손익계산서인데, 손익계산서의 프레임은 수익 대비 비용이다. 손익계산서에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는 매출액, 영업이익, 그리고 당기손익이다. 매출액은 회사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의미하고, 여기서 매출원가와 상품을 홍보하고 기업을 운영하는 판매비와 관리비를 빼면 영업이익이 나온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업이익률, 즉 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이다. 영업이익은 본업에서 벌어들인 돈이므로 영업이익률이 증가한다는 것은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영업이익률이 좋고 나쁨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비교를 통해서다. 과거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업종 평균, 그리고 경쟁기업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어떤지를 통해 가늠할 수 있다.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에 영업외 활동(부동산 매각, 금융 투자, 이자 비용 등)통한 수익과 비용을 차감하고, 법인세 비용까지 빼 실제 회사의 손에 쥐어진 금액을 말한다. 영업이익은 좋은데 당기순이익이 좋지 않다면 영업외비용, 금융이자와 같은 것에 과도하게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하겠고, 영억이익은 꽝인데 당기순이익이 괜찮다면 본업은 못하면서 부동산 등 여타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음을 의미하겠다. 당기순이익은 ROE를 계산하는 분모로 활용되기도 하는데, ROE(Return on Equity, 자기자본 이익률)은 당기순이익을 자본 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즉 기업의 자기자본 대비 이익률로 이게 높은 기업이 투자가치가 높은 회사라 할 수 있다. 워런 버핏은 가치투자의 기준 중 하나로 ROE를 지목하였으며, ROE가 최근 3년간 15% 이상인 회사라면 투자할만 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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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까지 보고나면 마지막으로 남는 한 장이 있다. 현금흐름이 그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현금흐름을 기업관찰의 백미로 여긴다. 왜일까? 위기국면에 진가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무리 영업을 잘해도, 매출원가(단가)를 낮추어 영업이익을 많이 내도 그게 현금화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현금흐름표는 앞서 살펴본 손익계산서와 달리 실제 지출되지 않은 금액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중요한 것은 현금의 흐름이라는 관점에서 적어진 표되겠다. 이 표의 철학이 있다면 요거다.

“흐르지 않으면 생명도 기업도 죽는다.”

이런 말이 있다.

“현금은 팩트, 이익은 의견이다.”

무슨 말일까? 앞서 살펴본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에는 경영진의 장난, 의지, 의견이 들어갈 수 있다는 거다. 가령 영업이익(=매출액-매출원가-판매/관리비)은 매출원가에 포함되는 고정자산의 감가상각비를 가지고 장난을 쳐 조절할 수도 있고, 매출액이나 이익을 부풀려 영업이익을 조작할 수도 있다. 이에 비해 현금흐름표는 현금으로 보여지지 않으면 쳐다보지도 않기 때문에 팩트일 수밖에 없는 거다. 현금흐름표의 현금흐름은 영업활동, 투자활동, 재무활동 이렇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영업활동은 회사의 영업, 즉 물건의 판매, 재료의 구매 등과 관련하여 현금이 오고 간 것을 측정한 것이고, 투자활동은 회사의 공장취득과 같은 투자활동에 현금이 얼마나 쓰였는지를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재무활동은 영업, 투자활동을 통해 모자란 돈을 금융기관에서 빌리거나 주주들에게 출자받아 조달하게 되는데 이렇게 자금 조달의 결과로 돈이 들어오고 나간 것을 보여준다. 여기서 특히 눈여겨 볼 것은 영업현금흐름과 앞서 손익 계산서에서 본 영업이익과의 비교다. 영업이익보다 영업활동현금 흐름이 매우 작다면 이익의 질이 좋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이유는 심플하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현금화되지 않는 영업이익이 많아서다. 대개의 경우 영업현금흐름이 영업이익보다 크게 나타난다. 이유는 무엇일까? 영업현금흐름은 매출채권 등 현금화되지 않는 수익을 소거하고, 현금화되지 않는 비용(감가상각비, 무형자산 상각비) 역시 소거하는데 이 과정에서 비용 소거 규모, 즉 감가상각비, 무형자산 상각비 등의 비용 소거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업현금흐름이 오히려 영업이익보다 작다면 이는 재고 증가, 매출채권 증가 등으로 위기의 국면에 리스크가 커지게 된다. 그래서 돈의 세계에 빨간 불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반드시 영업이익 대비 영업현금흐름의 차이를 확인해야 한다.


자 정리해보자. 재무제표에서 눈여겨 볼 것은? 우선 기업의 안정성을 가늠하기 위해 재무상태표에서 유동자산(당좌 자산), 유동 부채, 자본총액, 부채총액을, 기업의 성장성을 가늠하기 위해 손익계산서에서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마지막으로 위기의 국면에 기업 성장성의 질을 가늠하기 위해 현금흐름표에서 영업현금흐름이다.


일단 이정도면 포토폴리오에 편입할 기업을 판별하기 위한 준비도구는 마련했다. 이들 지표를 무기로 가지고, 포토폴리오에 들어갈 기업 7개를 선정한 후, 주식 창에 들어가보자. 맙소사. 뭐가 이리 복잡해? PSR, PBR 등등 알파벳 용어가 좌르륵 써있고 그래프가 요동친다. 여기서 우리가 살펴볼 것은 무엇일까?

다음 장에서는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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