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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다 Nov 16. 2021

요즘 조금 지친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아이들 때문에 산다는 말은, 요즘 나를 두고 하는 말이다.

내가 이대로 가버리면 우리 애들은 누가 돌보나- 이런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으니까.


사실 나는 되게 쿨한 성격이다.

거의 모든 면이서 집착이 별로 없는 편인데, 사회 생활 하면서도 월급쟁이 생활을 할 때에는 “원래 회사는 나 없어도 안망한다”는 잊지 쉬운 사실을 실천하고 다녔다.

성과는 내지만 회사에 질척대진 않았다. 거만하지도 않았고.


애들도 엄마 좀 자리에 없어도 괜찮아- 하면 되는데 현실적으로 그게 안된다.

워킹맘들은 보통 절대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나는 손을 보태주는 사람이 많다.

친정 엄마도 계시고 시터 선생님도 계신다.


문제는, 우리집 아이들의 1순위 애착형성자이자 최후의 보루가 나라는 점이다.

애들이 갑자기 말을 안들을때, 잠을 안자고 버틸때, 뭔가 문제가 생겼을때 반드시 내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일을 하더라도 늘 멀지 않은 곳에서 5분 대기조 모드여야 한다.

왜냐하면 내가 엄마니까.


이런 긴장감 넘치는 삶을 9년째 살고보니 솔직히 이젠 지친다.

그렇다고 해도 내 역할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내 상황이, 나만 버텨내면 최고의 컨디션인건 알고 있다.

물론 내가 나가 떨어지건 지쳐 쓰러지건 이 모든게 ‘자기 일’이 아닌 한 결국 남일처럼 취급하는 남편은 참 서운하지만, 그것도 이젠 많이 포기했다.


지치면 쉬어야 하는데 자꾸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장만해보려는 내가 문제다, 내가.


아…… 힘들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고 생각하기엔, 인간적으로 너무 힘들다.

혼자 모든 것들 짊어진 삶이 슬슬 부담스럽다.

참아내면 이만큼의 보람이 올까?

이렇게 힘들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보람과는 확실히 다른, 뭔가 그런 보람이 올까.


어디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참… 죽겠다. 으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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