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강적이 되지 않게 8.
왜 에너지가 에고(ego)에게로 가는가?
부정적 감정이 왜 생겨나는지, 그것이 왜 자신을 공격하는 강적이 되는지 알고 싶어서 이런저런 책을 찾아 읽다가 의도치 않게 ‘에고(ego; 자의식, 자기 중심성)’라는 주제에 오래 머물게 됐다. 에고(ego)는 별명이 참 많다. 가짜 자아, 건강하지 못한 믿음, 좌뇌의 해석기(해석 장치)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별칭을 부여하고 있었다. 나름 정신 탐구 분야에서 핵인싸인 셈이다.
크리스 나이바우어(저서 4)는 인간의 에고(ego)는 동물의 원시적 해석기에 비해 존재 가치가 떨어진다고 한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위협에 대해 ‘투쟁(싸우던지)-도주(도망치던지)’ 반응을 할 일이 많지만 인간 사회에서는 그렇지가 않기 때문이다. '위협이라는 것'이 진짜 자기를 잡아먹으려고 달려드는 맹수가 아니라 머릿속의 관념일 뿐이지만, 에고(ego)는 ‘불안’이란 감정을 일으켜서 위협을 알리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과장되게, 맹수가 달려 들거라며 말이다.
인간은 위협을 느끼면 원시 상태에 있었을 때처럼 몸으로 치고받으며 싸우거나, 죽을힘을 다해 뛰어서 도망칠 수 있을 만큼 에너지를 끌어올려놓는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 에너지는 위협을 해석하는 장치인 에고(ego)에게로 옮겨 간다. 그리고 에고(ego)는 부지런히 불안을 만드는 데 에너지를 쓴다. 이 지점에서 리사 펠드먼 배럿(저서 2)이 지적한 ‘신체 예산 관리’가 떠올랐다.
뇌는 예측 시스템을 통해 우리의 신체 예산을 조절한다. 이 예측에 오류가 생겨서 실제 수요와 맞지 않는 신체 예산 사용이 길어지면, 다시 균형을 회복하기가 어렵다. 신체가 보내는 신호에 신속하게 반응하여 잘못된 예측을 바로잡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신체 예산 조절의 불균형이 만성적인 상태가 되면, 우리의 기분도 만성적인 우울감이나 불행감에 빠지게 된다.
저서 2)와 4)를 종합해 보면 에너지가 에고(ego)에게로 가는 이유는 뇌의 예측 시스템이 아직도 원시 상태를 가정하고 신체 예산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 사회에서의 '위협'은 관념 속에 존재할 때가 많은데, 뇌는 기본적으로 신체적 싸움이나 도망침과 같은 물리적 상황을 예상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2)는 뇌과학적 관점에서 4)는 인지심리학적 관점에서 에고가 끊임없이 불안을 되새김질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의 뇌가 원시 자연 상태에서 가졌던 예측 습관을 그대고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해 남아도는 과잉 에너지는 에고(ego)에게로 간다. 위협 상황을 해석하는 것은 원래 에고(ego)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에고(ego)는 나름대로 자기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을 열심히 한다. 그 유일한 일이 바로 불안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에너지를 에고(ego)에게로 보내지 않을 방법은 무엇일까?
To be continued 다음 회차에 계속 이어집니다.
저서 1) 「놓아버림」, 데이비드 호킨스 지음, 박찬준 옮김, 판미동, 2013
저서 2)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생각연구소, 2017
저서 3) 「에고라는 적: 인생의 전환점에서 버려야 할 한 가지」,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이경식 옮김, 흐름출판사, 2017
저서 4) 「하마터면 깨달을 뻔」, 크리스 나이바우어 지음, 김윤종 옮김, 정신세계사.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