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을 여는 문, '질문'

기승전'듣기' 1. 물어야 들을 수 있다.

by 단비

"말을 안 하면 내가 어떻게 알아? 제대로 말했어야 내가 알아듣지."

이런 말을 들으면 속에서 투덜거리는 반감(反感)이 올라온다. '과연 말을 안 했을까요? 제대로 말한들 듣기나 하셨을까요? 말할 분위기라야 말을 하죠. 말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사람 심정을 아시나요?' 하고 말이다. 누구나 몇 번쯤은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혹은 어떤 누군가는 거의 매일 이런 상황을 겪고 있을지도 모른다.

무엇을 알고자 할 때

상대가 제때 말을 하지 않아서, 알아들을 수 있게 제대로 말하지 않아서 힘들다는 입장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제때 말할 수 있는 여건인지, 제대로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진심으로 상대의 생각을 알고자 했는지는 냉정하게 되짚어봐야 할 문제이다. 우리는 무엇을 진심으로 알고자 할 때, 궁금한 마음이 들고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것이 생긴다.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제가 잘 몰라서요, 좀 더 말씀해 주시겠어요?"


오해를 줄이고자 할 때

듣는 이에게서 말을 정확하게 이해하려는 태도가 보일 때, 상대방은 뭐라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자세히 말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중간중간 들은 내용을 확인하며 오해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 또한 상대가 자신의 말을 집중해서 듣고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제가 듣기엔 이런 뜻으로 이해되는데요, 맞을까요? 이렇게 이해해도 될까요? 예를 들어주시겠어요?"


상대가 말속에서 헤맬 때

말은 안에 들어 있다가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입 밖으로 나오면서 말이 되어간다. 안에 있을 때는 무슨 말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아직 말로 만들어져 있지 않은 상태이다. 입 안에서 뱅글뱅글 맴돌고 있는 것은 아직 말이 아니다. 그것이 밖으로 나와 말이 될지, 말로 영글지 못하고 그냥 사라질지는 어떤 질문을 받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신가요? 떠오르는 것들을 순서 없이 나열해 볼까요?"


나오려는 말도 들어가게 하는 질문, 생각지도 못했던 걸 나오게 하는 질문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 "문제 되는 게 뭡니까?" 라며 따지듯이 쏘아대는 질문을 받았을 때, 위축되지 않고 막힘없이 척척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이런 질문은 나오려는 말도 쏙 들어가게 만든다. 그런데 어떤 질문은 생각지도 못했던 걸 나오게 만든다.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 역시 흔치 않다.


질문은 알고자 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알고자 하는 마음은 '듣기'를 위한 최적의 조건이다. 결국 잘 물어야 잘 들을 수 있다. 상대의 말에 주의를 기울여 잘 듣는 일, '경청'을 여는 문은 '질문'이다.



'듣기'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잘 듣기 위해 스스로 학습하는 중입니다.

매주 '듣기'에 대한 자습 노트이자, 실제 경험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