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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대화 17. 삶을 배움 삼아 살다.

누군가에겐 '배움', 다른 누군가에겐 '후회'가 되는 삶

by 단비

실제 있었던 대화를 각색하기도, 상상으로 대화를 구성하기도 합니다. 내 안의 타자와 나누는 대화이기도 합니다. 질문이 남기도, 깨달음이 남기도, 감정이 남기도 해서 '남는 대화'입니다.


A: 부모 잘못 만나 학교 공부도 못했고, 나이 들어서 뭘 배울 수도 없고.

애들 다 크고 나니까 후회만 가득해요.

B: 애들 다 키우고 지금 나이까지 산 게 배움이죠. 그보다 더한 배움이 어딨는데요.

A: 학교 나온 졸업장도 있고, 버젓한 직함도 있어야 배운 사람 같죠.

B: 그렇게 많이 배웠어도 배운 거 같지 않은 사람도 많던데요.

애 키우고 나이 먹었으면 배울 만큼 배우신 거세요.

A: 전 도무지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B: 살아온 삶을 배움 삼아 사는 거죠.


남는 생각

배움은 학력이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에서 나타난다. 그 태도는 말뿐만 아니라 말을 담고 있는 숨결과 어조,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으로 달라지는 표정과 눈빛, 상대를 존중하는 몸짓과 자세 등 거의 모든 것을 통해서 드러난다.


‘말이나 행동은 감출 수 있어도 본성은 절대 숨길 수 없다. 어두운 안색이나 저급한 표정, 찌질하고 상식이 결여된 행동은 자신도 모르게 비밀을 누설해 버린다. 다른 인상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모든 걸 망쳐 버린다.’
- 랠프 월도 에머슨, 「내가 원하는 것은 이미 내 안에 있다.」 중에서


에머슨이 말하는 ‘본성’이 타고난 기질과 성격이 아니라 내면의 품성을 의미한다면 그 단어를 ‘배움’으로 바꿔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말이나 행동은 감출 수 있어도 배움은 절대 숨길 수 없다.’


남는 질문

학교에서 많이 배우나, 삶에서 제대로 배우나 삶을 후회로 채우라고 가르친 이는 없었을 것이다. 가르친 이가 없다면 스스로 터득한 것일까? 그 배움을 자신의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고 싶을까?


당신이 삶에서 배운 것 중에서 당신의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꼭 전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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