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독서 31일. 깨진 채로 그냥 둘지, 커지려고 달려들지
새벽독서 31일. 매일 글쓰기 57일, SSWB-Act 코칭 4주 차
내 그릇에 금이 가기 시작했을 때, 숨죽이고 가만히 웅크리고 있으면 그 균열이 멈출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균열의 틈은 계속 벌어져서 크고 작은 조각들이 깨져 나갔고, 내 그릇은 더 이상 아무것도 담을 수가 없게 됐다. 이제 깨진 채로 그냥 둘지, 커지려고 달려들지, 그 선택만 남아 있다.
지혜의 본질을 알라. 인류는 모두 하나이고 살아 있는 것들은 모두 면면히 생명을 이어간다. 모든 것들은 이중의 가치를 갖고 있다. 산을 바라보면서 희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검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은 어떤 시점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지혜로운 현인과의 만남은 지적인 기쁨을 초래하고 영혼을 고양시킨다. 지혜는 한 가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모든 가능성들을 담아두는 큰 그릇이다.
- 발타자르 그라시안, 「나를 아는 지혜」 중에서
새벽독서는 나에게 커지려고 달려들라 말한다. 아직 깨져야 할 게 더 남아있다며 겁도 준다. 아무리 태연한 척 애써도 깨지는 건 아프고 커지는 건 두렵다. 그런데 깨진 채로 조각난 파편들에 상처를 입으나, 커지려 들다가 서툴러서 상처를 받으나 아프긴 매한가지다. 밑져야 본전!!
깨진 조각들 앞에 맥없이 널브러져 있는 현재의 나에게 미래의 내가 다가와 말한다.
“인생 깨져도 보고 커져도 보는 거지. 이거 봐. 이렇게 커졌잖아.”라고.
나는 오늘도 벌떡 일어나 자세를 가다듬고 새벽독서 루틴을 지킨다. 새벽독서는 내가 커지려 달려드는 하루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