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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태리 May 14. 2023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병가의 5월

지난 목요일 아침 화섭 씨가 손목이 아프다고 출근을 못하겠단다. 봉와직염이 있는 동생은 염증이 손목으로 간 것이다. 회사 대리님께 전화드렸다. 출근 못 하겠다고 병가 일수를 물어봤다. 손으로 하는 직업인데, 손이 아프니 일을 못한다. 다행히 연차일수가 많이 남아 휴가가 가능했다.


"그런데, 화섭 씨요. 아침에 출근하면 휴게실에서 쉬었다 가는대요. 가끔씩 빵, 아이스크림, 우유를 잔뜩 먹어요. 한두 개는 괜찮은데 너무 많이 먹으니 걱정돼요."


집에서 해독주스 먹여도 염증 증상이 나타나는 게 이유가 있었구나. 이전 직장에서도 일찍 출근해 뭘 먹던 화섭 씨다. 책임은 아침을 챙겨주지 않은 나에게 있다.


대리님께 알려주셔서 감사하다 했다. 집에 와 잔소리 좀 하고, 아침마다 야채와 계란으로 밥을 챙겨주겠다고 했다.


화섭 씨는 응응.. 하고 누굴 탓하겠는가 적극적 보살핌 안 한 내 탓이지.


그래도 일요일 아침 오키로 걷기는 하자한다. 일주일 만에 나오니 보라색 지칭개와 양귀비가 5월의 화려함을 더한다.



양화대교 가사가 생각난다.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생로병사가 삶의 순서이지만, 덜 아프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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