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통엄마 Oct 04. 2023

2년 반 만에 굽네치킨을 시켰다

3대1 케톤 1년 4개월...

엣킨스 1년차...

그동안

저당식이로만 가도 소원이 없겠다...!!!

라는 말을 달고 살았는데...

드디어 뇌파 정상 판정을 받고 저당식이를 시작했다.


그동안 고생했다, 저당식이로 가도 좋겠다,는 의사선생님 말씀이 떨어지자마자 우린 마트로 달려갔다.

그동안 아이에게 주지 못했던 맛살, 요거트, 우유, 블루베리 등을 잔뜩 사들고 돌아오며 굽네치킨을 시켰다.

아이 먹이기 위해 치킨을 시키다니!!!

그동안은 상상도, 생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었는데...


케톤을 할 땐 치킨은 식재료로 생각할 수가 없었다.

단백질이 너무 높고 지방이 거의 없어서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양도 너무 적은 데다가 부족한 기름은 따로 부어 마셔야 하니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었다.

그나마 엣킨스를 하게 되면서... 아이가 먹을 수 있는 단백질 양도 늘고, 지방은 줄어들어 닭 부위 중 그나마 지방이 조금 있는 닭날개 위주로 버터에 구워주었다.

하지만 저당식이는 그만큼 엄격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실컷 먹일 수 있다!

하지만 배달 치킨에는 양념으로 뭐가 들어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최대한 염지 양념이 많이 되지 않고, 밀가루도 입히지 않고, 닭날개만 따로 시킬 수 있는 굽네치킨을 시켰다.

이 또한... 좀 불안해서 몇 개는 직접 만든 걸로 섞어서

정말 오랜만에... 세 가족이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그동안 늘 아이 혼자 따로 먹거나, 함께 먹어도 아이 먹을 것 따로, 나와 남편이 먹을 것 따로 놓고 먹었는데... 이젠 같이 먹을 수가 있다니... 그 자체로도 감격스러웠다.

아이가 너무 맛있어하배부르게 먹는 모습을 보니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느낌이었다.


저당식이에 적응하는 동안 아이를 지켜봐야 하고, 

약을 끊어나갈 일이 남아있지만 걱정은 일단 접어두고...

뭐부터 먹여볼까... 행복한 고민에 좀 빠져봐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말 그대로 기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