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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주 61세 , 축산업

by 권정현
“촌에 있으니까 일복만 입지~ 서울역도 다 바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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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서울이 30년 만이라고 했다. 기차도 처음이라고 했다. 힘이 넘치는 걸음과 목소리와 달리, 말 수가 적었다. 가끔 ‘글치~’하며 ‘허허’하며 웃을 뿐이었다. 걱정하던 찰나에 딸이 속삭였다.

‘아빠 저 정도면 기분 되게 좋은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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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랑 마지막으로 사진 찍은 게 20년도 더 지났다. 이래 차려입는 것도 30년 만이고. 첨에는 왔다갔다 차비도 아까웠는데, 딸내미가 오라 하니 우짜노. 첨엔 머 쪼매 어색하드만, 재밌었다. 고맙다.


딸내미 손 한 번 제대로 잡아준 적이 없다. 손잡고 사진 찍고 이라니까 문득 죄스럽단 생각이 들더라. 또 쪼매 있으면 호주 들어가는데, 지 알아서 잘하겠지마는 후딱 들어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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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무한한 응원에도 그는 어색함이 가시지 않아 보였다. 그럼에도 촬영 내도록 그의 눈은 딸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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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게

아빠. 어렸을 땐, 아빠를 이해하지 못했던 적도 있고, 싫었던 적도 있어. 나이를 먹은 지금도 이해가 되는 게 있고, 안되는 게 있네. 그런데도 나는 아빠를 존경해. 당신이 어떤 삶을 살았든 나는 당신을 존경하고 응원해. 아빠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어서 사랑한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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