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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정현 Jan 13. 2019

최종철 53세,  자영업

바지 기장 봐. 반바지 입은 거 같아, 반바지.


그의 웃음소리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선글라스를 쓰면 보통 자신감이 생겼다고 하는데, 그에겐 선글라스가 가면이라고 했다. 가리고 살았다 했다. 가면을 쓰고 산다는 것. 우리 모두가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란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그의 웃음에서, 그게 ‘가면’이라고 해도, 적지 않은 에너지를 받은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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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죠.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미안한 생각만 들어요. 애들 대학 가서 알바하게 하고, 못 해준 게 미안해요. 그리고 해준 것도 없는 아빠를 과분하게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오늘도 딸들한테 끌려왔어요, 반강제로요. 뭐 어쩌겠어, 애들이 좋아하니까 따라왔죠.


아까, 촬영할 때…. 선글라스를 끼니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삶인 것 같아요. 이게 내가 세상을 보는 시선인 거죠. 그게 결국은 내가 그 색깔로 밖을 보는 건데, 남들이 나를 그렇게 보는 게 아니고…. 어쨌든 그거 쓰니까 원래의 내가 가려지는 기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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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적으로 완벽했다. 애교가 많은 둘째 딸의 애교를 귀찮아서가 아니라 부끄러워 못 본 체한다는 그의 말과는 사뭇 달랐다. 주도적이었고, 딸의 애교는 아빠를 닮은 것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충분히 넘치는 애교였다.


아빠에게

아빠, 딸들이에요. 아빠, 엄마가 우리를 어떻게 키웠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턱 하고 막힐 때가 있어요. 우리에게 준 사랑, 고생한 시간을 보답할 길이 없네요. 그래도 노력해볼게요. 아빠, 엄마한테 받은 사랑 나눌 수 있는 딸들이 될게요. 많이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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