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 시작 오르막 끝
새롭게 시작되는 아침
누군가가 걷지 않은 길을 나 홀로 걷는 기쁨은 걸어본 자만 알 수 있다.
특별히 시골길을 걸으며 온갖 종류의 꽃내와 심지어는 거름 향까지도 소중한 기쁨이다.
서서히 아침 해가 나를 반겨주기에 나도 힘차게 걸어본다.
오늘의 목적지는 광주시 첨단동이다.
동네에서 동네를 넘어가는 걸음은 레벨업 하는 기분이라서 기분이 좋다.
이번 여정에서 각종 “비”를 만나면 꼭 잠시라도 과거의 기억을 읽고 들춰내려 해 본다.
오늘 만난 “서능 정려비”는 세심하게 설명이 잘 되어 있다.
그냥 막연히 내 머릿속에 안개로만 있었던 “비”의 개념을 오늘 정확히 알게 되었다.
“비는 어떤 일의 자취를 후세에 오래도록 남기기 위해 나무, 돌, 쇠붙이 따위에 글을 새겨 놓은 것이다.”
“서능 정려비”는 그동안 봐왔던 비와는 다르게 화려하고 웅장하게 기리고 있다.
그만큼 서능의 효행이 그 지역 안에서 기억되고 영향력을 준 것 같다.
바르게 산다는 게 무엇일까?
저마다의 해석이 있을 것 같다.
내가 정의 내리는 “바르게 사는 삶”이란 무엇일까? 고민해 봤다.
나의 생각이 계속해서 변화되고 발전되겠지만,
글을 쓰는 지금의 “바름”은 각자의 다름을 존중하며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나와 우리 가족만 잘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잘되는 것이다.
누군가의 기쁨을 정말로 기뻐해주고 축하해 줄 수 있는 사람
나의 배부름을 추구하기보다 함께 적당함을 추구하는 사람
아직 미흡하지만 그런 면에서 나는 바른 사람이 되고 싶다.
지나는 길에 사랑하는 이가 떠올라 한 장 찍어서 선물로 보냈다.
이 꽃을 보는데 사랑하는 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사람이 걷다 보니 감정도 풍부해지는 것 같다.
두 시간 삼십 분을 꾹 참고 인근 카페 중 유일하게 아침 일찍 문을 여는 “카페 산토스”로 왔다.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너무 감사해서 음료와 빵을 주문하면서
“일찍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하며 들어갔다.
너무 일찍이라서 빵 종류는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여행을 하면서 순간순간 희비가 교차할 때가 많다.
사람 속이 참 간사한 것 같다.
언제는 숙소에 욕조 있는 것에 감사하지만 뭐 하나 부족하면 숙소가 아주 별로다
언제는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것에 감사하지만 금세 맛 때문에 실망한다.
이번 여행 가운데 그런 나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 큰 소득이다.
그래서 매일 주문처럼 과거의 기준이 나를 발목 잡게 하지 말자.
그저 지금 현실에 집중하고 감사하자!!
아침에 두 시간 삼십 분을 걷고 전라남도에서 먹는 아침빵과 커피 한잔!!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전라도 장성군은 장성이라는 도시를 잘 소개해주는 것 같다.
장성군이 시작해서 마치는 곳까지 언제나 노란색으로 “장성”을 알린다.
나도 모르게 장성이 좋아진다.
정말 머리를 잘 쓴 것 같다.
길을 걸을 때마다 보이는 장성이 그 지역에 대해서 호감이 가게 만든다.
여러모로 삶의 도움이 될 스킬인 것 같다.
가만히 있으면 누군가가 절대 알아주지 않는다.
감나무 밑에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다 세월 다 지나간다.
이것을 기획한 사람이 실재 “장성”을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전라도 장성을 온 “나”는 덕분에 장성이 좋아졌다.
길을 걷다 보니 또 오르막길이 나온다.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이 번 여정 하루 이틀에 한 번은 꼭 오르막길이 나온다.
한 때 나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누군가가 심지어는 가족조차 나에게 부정적 표현을 하면 견딜 수가 없었다.
내 인생에 고난이 오면 너무 힘들었다.
“왜 나에게만 이런 고난이 오지?”라고 자책했다.
그런데 이번 여정을 통해서 “오르막길”을 만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임을 체득하게 된다.
처음에는 오르막길이야???!!!ㅠㅠ 했지만
이제는 어~~ 오르막길이구나 한다.
그런데 그 오르막길은 반드시 끝이 있다.
그러니 인생에 두려움과 변수를 만났을 때 조금은 의연해도 좋을 것 같다.
이번 여정에서 얻은 큰 소득 중 하나다.
너무 시골길로만 왔나 광주에 진입했지만 광주에 진입했다는 것을 알 수가 없었다ㅠㅠ
그래도 고생 끝에 광주 첨단동에 왔다.
최근의 루틴은 바로 숙소로 들어가지 않는다.
대부분의 숙소가 오후 4시부터 입실인데 나는 아침 일찍 출발하다 보니 오후 2시쯤 도착한다.
그래서 숙소 근처에서 2시간 정도 여독을 풀면서 바로 글을 쓴다.
나에게 맞는 루틴이다.
맛있는 음료도 마시면서 미리 글을 쓰니 숙소에 들어가서 푹 쉬기만 하면 된다.
숙소는 최저가 가격으로 예약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숙소가 괜찮았다.
물론 가격대비이다.
오늘은 평소보다 든든한 것을 먹고 싶어 삼계탕을 먹었다.
재정적으로 다소 무리한 느낌이 들었지만 몸을 생각해서 한방 삼계탕을 시켰다.
내 입에는 아주 좋았다. 국물에 약효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다 먹고 숙소에 들어왔는데... 과식했는지 보대낀다.
그래도 나쁜 보대낌은 아니라서 위로를 받는다.
오늘의 결산(누적 322km)
이동경로: 전남 장성군 백양사역 9 모텔 - 광주시 광산구 첨단2동 헤지스 모텔
이동거리: 32km
총비용:70,150원
1)간식:21,400원(카페 산토스,이마트,메가커피)
2)저녁:19,000원(삼마니약초백숙)
3)숙소: 29,750원(헤지스 모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