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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나 Jun 20. 2019

엄마는 건강 관리 매니저

튼튼한 체질과 강인한 체력을 만들어주자 

휴직하고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아이들이 아플 때 주변에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출근 중일 때 만약 아이가 아프다면(단순 감기가 아니라 어린이집을 못 갈 정도로 아프다면!) 초비상 상태가 벌어진다. 

먼저 휴가나 반차를 쓸 수 있는지 업무 스케줄을 확인하고 상사의 눈치를 살핀다. 

빠질 수 없는 급한 업무나 잦은 휴가 사용 등으로 눈치가 보여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면 남편이 가능한지 확인한다. 그것도 안된다면 어린이집 하원을 도와주시는 시터 이모님께 급여 외 보수를 더 드리는 조건으로 혹시 아이를 풀타임으로 봐주실 수 있는지 조심스럽게 여쭤본다. 만약 그것도 안된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다른 지역에 계신 친정 아빠에게 SOS를 칠 때도 있지만 아빠도 하시는 일이 있어 당일에 바로 오실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어쨌든 하루 이틀 정도는 어떻게든 내가 커버를 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머릿속으로 플랜 A부터 Z까지 실시간으로 짜면서 한편으로는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아픈 애를 두고 이렇게 일을 하나' 하며 속상한 마음을 부여잡는다. 

회사를 다니며 그렇게 몇 번의 고비를 넘기고 이제 첫째 아이는 예전처럼 자주 아프지 않지만 아직 어린 둘째는 향후 3년 간은 종종 아플 것이기에 휴직기간 동안 아이들 건강 관리를 해주려고 마음을 먹었다. 


이번 봄, 유난히 심했던 미세먼지와 환절기가 겹쳐 아이들이 자주 아팠다.

두 아이 모두 가벼운 콧물부터 열감기, 장염을 앓았고 첫째는 알레르기성 비염이 심해져 콧물, 결막염, 기침을 달고 살았다.

아마 내가 일을 하고 있었으면 분명 머리를 쥐어뜯으며 상심에 빠져 있었을 것이다. 

물론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았을 것이고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들은 다시 건강을 되찾겠지만 그 순간을 버티는 것이 워킹맘에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다.  

아플 때 어린이집에 가지 않고 집에서 쉴 수 있게 하고, 붐비지 않는 시간 대에 여유롭게 소아청소년과를 찾아 진료를 보고, 병세 호전에 좋은 음식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지금에 감사하면서 이번 환절기를 치렀다.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느낀 것은 두 가지이다. 


첫째, 내가 곁에 있어도 아이들은 아프다.

아이들은 모두 아프면서 자란다. 

내가 회사에 가지 않고 집에 있어도 유행하는 질병에 걸리는 일을 막을 수는 없었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혼자 병원에 데려갈 수 있다는 점이 좋긴 했지만 여전히 환절기에는 아프면서 지나갔다. 

즉, 내가 일을 해서 더 아프다는 감정적 논리의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둘째,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건강한 체질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러스 없는 세상에 살 수는 없다. 

어린이집을 보내서 자주 아프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둘째도 언젠가는 가야 할 곳이고,

설사 안 간다고 하더라도 바깥활동을 열심히 하는 첫째에게 옮을 것이 뻔하다. 

아이들을 키우며 바라야 할 것은 무조건 아프지 않은 것보다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왔을 때 잘 이겨내서 가볍게 지나갈 수 있는 건강한 체질을 갖게 하는 것이다. 

잘 먹이고 햇빛을 보며 뛰어놀게 하고 필요에 따라 영양제 한두 개를 추가해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다. 

첫째를 키울 때는 5대 영양소를 골고루 먹으면 영양제도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곡류, 채소, 고기, 알류, 과일 등만 열심히 먹였는데 이번 환절기에 알레르기 질환이 심해지면서 유산균을 추가해서 먹이고 있다. 


다음 봄 환절기는 내가 복직한 후에 맞이하게 된다. 

그 때면 어김없이 가벼운 감기라도 앓을 것이고 나는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겠지만 어쩌겠는가, 다 그러면서 크는 것을. 

다만 건강한 체질로 가볍게 앓고 지나갈 수 있도록 쉬는 동안 아이들 먹는 음식은 더 신경 써서, 튼튼한 체력과 강인한 체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주어야겠다.


아이들만 건강하면 될까? 

사실 제일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나와 남편의 건강이다.

아이들 용 유산균을 사면서 우리 부부의 것도 함께 구입했다. 

평소 종합 비타민도 잘 안 먹었지만 우리가 아프면 더 큰 문제에 직면하기 때문에 잊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챙기고 있다. 


모든 일에는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것, 

너무 당연한 명제지만 평소에는 간과하게 된다. 

시간이 있을 때 신경 써서 챙겨놓으면 앞으로의 삶에서 무슨 일을 하든 든든한 자산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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