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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예슬 Jun 20. 2017

마음이 이끄는 대로


'지나갈 것은 결국 어떻게든 지나갈 것이니, 흘러가는 것들에 연연하지 말아라.'

'그래도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다 해보아라. 그래야 지나간 후에도 후회가 없으니.'

이 두 가지 문장 사이에서 숱한 고민을 거듭하게 되는 요즈음이다.


내 인생의 모토가 '이 또한 지나가리라'인 만큼, 가까운 과거까지만 해도 내 앞을 흘러가고 있는 이런 저런 현상들을 어울리지 않는 방향으로 억지로 밀거나 당기려 하지 않았었다. 이미 벌어진 일 위로 'if..' 라는 전제를 그려보는 만큼 멍청한 짓도 없다며, 지나간 시간을 붙잡고 있기 보다는 앞으로 이 상황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에 집중하고 그를 더욱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내 마음을 단속하고 또 단속했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부쩍, 흘러가는 모든 것들을 향한 아쉬움과 미련이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다. 지금 이 상황이, 이 사람이. 이대로 지나가도록 두는 것이 맞는 것인지. 혹시 지금 내가 어떠한 노력이라도 한다면 가던 길 멈추고 내 곁에 머물러주진 않을지. 아, 내가 그때 이렇게 행동했더라면 지금 상황이 조금 달라졌을까, 하는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까지 어울리지 않게 일삼게 되어버린 요즈음. 예전엔 '그래, 갈 테면 가라지' 하는 마인드로 내 곁을 떠나려는 것들을 애써 붙잡지 않았었는데, 요샌 조금이라도 더 내 곁에 머물게 할 수 있다면 어떠한 노력이라도 서슴지 않게 된 듯하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더 외로워지고, 더 겁이 많아지며, 무언가에 한껏 마음을 준다는 것 또한 더 어려워지니까.


그런데_ 흘러가는 것들을 애써 붙잡지 않고 그대로 흘려보낼 것인지, 아니면 어떠한 종류의 노력을 해서라도 흘러갈 것을 흘러가지 않을 것으로 되돌려 볼 것인지. 두 가지 선택지 각각에 모두 충실하여 보니, 그 정도를 찾는 것에 정답이란 없더라. 아니, 정확히 얘기하면 흘러갈 것은, 흘러가는 시간을 조금 늦출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엔 다 흘러간다. 대체로 그랬다. 하지만 그를 흘러가도록 두는 것이 마음이 편할 때가 있고, 그를 붙잡아보려 최선을 다 하는 것이 마음이 편할 때가 있더라. 정답은 어떠한 특정 시점에, 특정 대상을 향한 나의 마음 만이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마음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하세요.

정답은 책 쪼가리에 적혀 있는 문장 하나가 아닌, 결국 당신의 마음이 결정하는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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