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3대 떼기
인내(忍耐):(명사)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참고 견딤. - 출처 : 네이버 어학사전 -
육아를 생각하면 많은 감정이 떠오른다. 특히 난, 내가 살면서 이렇게 많은 인내를 한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육아 = 인내라고 생각한다. 단어만 봤을 땐 괴로움, 어려움만 보이지만 그 내면은 괴로움과 어려움을 넘어섰을 때의 희열이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육아를 하다 보면, 일명 '3대 떼기'를 알게 된다. 마치 게임에서 레벨업을 하듯이 아이가 자라남에 있어 무엇인가 하나씩 해내가는 과정인데, 아이 기준으론 성취지만, 양육자의 기준으론 숙제와 같다. 3대 떼기란, 돌 전후의 걸음마 떼기, 두 돌-세돌 전후의 기저귀 떼기, 학교 입학 전 한글 떼기다. 3가지 모두 언젠가는 다 하는 날이 오는데, 그 언젠가가 마음에 여유가 없던 나에겐 남들과 비교 대상이 되었다. 00이 딸은 벌써 팬티 입는데~ 00이 아들은 자기 이름을 쓴 다지 뭐야~. 사실상 나와 상관없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해당 아이와 양육자가 한 노력은 보이지 않고, 그저 무엇을 해냈다는 결과물만 보고, 난 종종 아이를 다그쳤다. 내가 가장 어려웠던 것은 바로 한글 떼기였다. 첫째 아이가 7살이 되던 해, 나는 마음이 급해졌다. 빠른 친구들은 벌써 혼자서 책을 읽기도 했고, 어려운 단어는 아니지만, 집에서 받아쓰기도 한단다. 어느 날부터 우리 집벽은 한글 벽보가 붙여졌고, 내손엔 단어카드가 쥐어졌으며, 왜 자음+모음을 이해하지 못하는지, 방금 배운 단어를 왜 모른다고 하는지 마음이 답답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에 언어 배우기에 관심이 많던 나는 베트남어를 배워볼까 싶어 책을 하나 구매해서 암기하기 시작했는데, 아뿔싸.. 오전에 외운 단어가 생각이 안 나는 것이다.. 그래... 사람이란 원래 망각의 동물이 아니었는가..! 그걸 간과하고 아이만 다그쳤다. 미안한 마음에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한글을 즐겁게 알려줄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당시 포켓몬 캐릭터와 카드가 유행이었는데, 카드를 사는 것을 썩 내켜하진 않았지만, 아이가 포켓몬 도감을 혼자 읽고 싶다는 목표가 생긴 뒤론 아이의 한글 떼기 진도가 빨라졌다. 아이도 뭔가 목표가 생기니 더 열심히, 즐겁게 하루하루 해내갔다. (고마웠다 피카추!) 첫째의 3대 떼기는 한글을 마지막으로 모두 마무리되었고, 이젠 둘째의 한글 떼기만 남았다. 고맙게도 둘째는 뭐든 배우기 좋아하고, 혼자 이름을 쓰며 (만 3세) 한글 자체에 관심이 많아 형아 이름도 쓱쓱 써 내려간다. 첫째를 키워본 양육자로서 이젠 마음의 여유가 좀 생기기도 했고, 다양한 방법을 알며, 언젠가는 습득할 것이란 걸 알기에 그리 조급해지지 않는다.
앞으로도 아이 둘을 키우는 시간은 계속될 것이고, 사춘기를 겪으며 더 많은 인내를 해야 하겠지만, 그 속에서 나도 아이도 성장하고 우리만의 끈끈한 가족애가 생긴다는 것을 기억해 주길! 여전히 나는 망각의 동물이지만, 이것만은 마음에 깊이 새겨보자. 내가 세상에서 가장 귀하게 생각하고, 아낌없이 사랑하는 이들이 누구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