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약이 무서운 이유

다시 수면이 어렵다.

by 글맘 라욤
anxieties-257344_1280.jpg


세브란스에서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진단을 받은 후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약 중 카***약을 중단하기로 했다.

정신과 선생님께서도 우선 경기약이 먼저이기 때문에 중단하는 게 맞다고 하셨다.

정신과 약이 그렇듯 용량을 줄여 3일 복용 후 그 이후 끊기로 했다. 별다른 문제없이 지나갈 거다라고 생각한 것과 다르게 아이는 다시 수면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조금 늦게 잠이 드는 거였다. 10시에 잠이 들던 아이가 11시가 되어도 자지 않더니, 12시가 넘어도 자지 않았다. 침실에서 자려고 하지 않고 거실에서 불이 환하게 켜 놓은 채 토막잠을 자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제는 예전에 나왔던 버릇이 나왔다.

밤 10시쯤 잠들었던 아이는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더니 온 집안의 불을 다 켜기 시작했다. 다행히 소리를 지르며 울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너무 새벽부터 큰 소리로 TV를 틀면 안되기 때문에 리모콘과 핸드폰을 숨기고 아이가 다시 잠을 청하기만을 바랬다.

하지만, 아이는 그렇게 거실을 돌아다니며 다시 잠들지 않았다.

sticker sticker


둘째와 함께 자는 안방에 들어와 계속 불을 켜는 아이를 막기 위해 방문을 잠그고 난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밖으로 나가거나 하는 아이가 아니기에 가만히 있었더니 방문을 열려고 여러번 왔다갔다가 할 뿐 잠잠했다. 다시 잠이 들었나 싶어서 가 보면 잠이 들 것처럼 누워있어 불을 끄면 다시 벌떡 일어나 불을 켜고 내 손을 잡아 끌었다. 리모콘을 달라는 사인이었다.

아이에게 안된다고 들어와 잘 거 아니면 엄마는 들어갈 거라고 말하고 다시 난 방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날이 밝았다.


아이는 결국 점심을 먹고 눕더니 코를 골기 시작했다.

오후에는 방과후센터에 가야 하기 때문에 아이를 깨울 수 밖에 없었다. 그냥 하루 쉴수도 있었지만, 오늘은 특체와 미술 수업이 있는 날이라 그럴수가 없었다.

잠든 아이를 깨워 차에 태워 센터로 향했다. 차 안은 아이의 울부짖는 소리와 쿵쿵 거리며 들썩이는 소리에 울렸다. 그래도 가야한다며 아이를 이끌었다.


센터 앞에서 한참을 우는 아이를 강제로 끌어내려 센터에 넣고 나오는 길 뭔가 복잡했다.

이제 곧 개학인데 수면이 무너진 아이를 학교 보낼 일이 벌써부터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어차피 이 또한 계속 해야 할 일이기에 부모라는 이유로 날 다잡아본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sticker sticker


keyword
작가의 이전글뇌파검사 입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