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출발을 하는 3월이다.
길었던 겨울 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향하는 아이를 응원하지만, 왠지 3월은 마음이 무겁다.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을 했다.
해방감을 느껴야 하지만 마음 한편이 뭔가 무겁다. 새로운 학교에 적응해야 하는 것도 그렇지만 여태까지 생활했던 환경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는 여태 일반 초등학교에서 도움반에서 지냈다.
작은 시골학교였고 한 학급당 한 반이나 많아야 두 반이 작은 학교여서 도움반에는 주로 아이 혼자 있을 때가 많았다. 좋았다면 좋았고, 외롭다면 외로운 환경이었다.
긴장하며 중학교는 특수학교를 지망했고 다행히 특수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아이가 배정받은 학급에는 이미 초등학교부터 특수학교에 다닌 친구가 6명이었고, 일반 학교에서 진학한 아이는 내 아이를 포함해서 2명이라고 했다.
선생님께 짧게 아이에 대해 브리핑하고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이야기를 나눈 후 아이의 교실에서 나왔다. 할 얘기는 너무 많았고 그 많은 이야기를 하기에는 다들 촉박했다.
학교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방과후센터에 있는 시간도 길어진다.
그 긴 시간 동안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할까?
중학생이 된 이상 아무리 지적으로 낮은 아이라고 해도 10대인 만큼 스스로 할 줄 아는 일들이 늘어나야 한다고 선생님은 강조하셨다.
1. 유아적 언어 금지
- 10대에 어울리는 언어를 부모부터 써야 한다.
2.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게 하라.
- 가방에서 알림장은 스스로 꺼내기
- 집에서도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기, 특히 신변처리
중증 자폐 아동을 기르면서 아이를 학교에 맡기면 뭔가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아이가 할 줄 아는 게 하나라도 있다면 스스로 불편한 점을 이야기할 수 있을 텐데, 말이 되지 않는 아이는 울음과 공격성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다니는 방과후에서도 선생님의 머리를 많이 잡았다고 이야기하셨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고 아이가 집에 와서도 짜증을 내는 모습과 함께 머리를 잡는 모습이 보여 많이 혼을 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고, 교실의 크기도 지금 중학교 교실보다는 조금 더 컸다.
공간의 크기에 예민한 아이로서는 이 환경이 조금 적응하기 힘들 거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적응해 나가길 바라본다.
아직 중학교에 진학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다.
조금만 더 기다려야 한다고 날 다독인다.
릴랙스... 아직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