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2시 50분 담임선생님께 전화가 왔다.
아이들 방학으로 가지 못했던 지역 주민센터에서 하는 척추교정 요가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갔다.
다들 중장년층 어머니들과 아버님 한 분이 계셨다.
선생님께 처음 왔음을 말씀드리고 주위에서 하는 걸 보며 따라서 매트를 깔았다.
수업 시작 후 10분이 지났을 때. 내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전화 올 곳이 없어 소리를 해 놓았는데 뜨끔 해서 얼른 끊으려고 보니 학교 선생님께 온 하이콜이었다.

서둘러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어머님. 아이가 너무 많이 울어서 한 친구가 그 소리가 너무 거슬렸던 모양이에요. 그 친구가 아이를 때려서 코피가 좀 났어요."
"네... 이제 멈췄나요?"
"네. 그래서 점심도 저랑 따로 먹었고, 지금은 조금 진정했어요. 아이가 수업이 싫었던지 3교시부터 계속 칭얼대면서 울다가 멈추다가 반복하다가 4교시부터는 너무 소리치고 울어서 같은 반 친구들도 조금 힘들었어요."
"한번 울면 잘 그치질 못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어머님...."
아이는 한번 울면 스스로 잦아들 때까지 울음을 좀 길게 가져가는 편이다.
그리고 그 반 친구들 역시 내 아이가 그런 것처럼 소리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이해했다.
아이가 얼마나 아팠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안 좋긴 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진정된 후에 전화를 주신 거 같아 그러려니 하고 마음먹었다.
처음 인사를 드렸을 때의 선생님보다는 목소리가 많이 안 좋으셨다.
아이가 있는 반에는 남자아이가 4명이 있는데 그중 3명의 아이가 공격성이 있다고 하셨다. 물론 내 아이도 포함이었다.
내 아이는 자꾸 친구들의 머리를 잡거나, 선생님의 머리를 잡는다고 했다.
아이가 너무 많이 울고, 공격성을 보이면 "심신안정실"이라고 불리는 곳에 잠깐 격리를 해도 되겠냐는 게 선생님의 최종 용건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확인서가 필요하고, 상황을 설명하시면서 이 확인서에 서명해 달라는 말씀이셨다.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제 3일째.
화, 수, 목 이틀 동안 선생님의 톡이나 전화가 없어서 나름 괜찮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 속에서 많은 일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아직 선생님도 아이들도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 다들 힘든 시기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아이를 보내놓고 집에 앉아있거나, 사람을 만나도 엄마 역시 편안하지가 않다.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성향이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학교 생활은 엄마가 간섭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로지 학교 안에서 일은 선생님, 아이, 같은 반 친구들, 교과 선생님이 책임지고 함께 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학교 생활은 아이가 하는 것이다. 오롯이.
그러니 엄마는 오로지 기도밖에는 할 수가 없다.
오늘 하루 아이가 편안하게 보내기를
다른 친구와 마찰이 없기를
선생님의 지시를 잘 따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