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난 4월이 되면 아프다. 말할 수 없이...
이상하다. 3월은 아이들이 학교에 적응하느라 바쁘고, 나 역시 새로운 학년에 적응하느라 무슨 생각을 하며 보내는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4월이 되면 가슴이 큰 구멍이 생긴다.
이 계절이 왜 이렇게 아플까?
항상 이맘때가 되면 우울한 기분이 나를 감싸고, 난 사람들을 만나 미친 듯이 떠들거나, 벚꽃나무 아래에서 미친년마냥 술을 필름이 끊어질 때까지 마셨다.
내가 왜 이렇게 이 계절이 힘든 걸까 생각해 보면, 이 계절에 모든 게 휘몰아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첫째 아이는 나이가 들어도 영원히 신생아 지능을 가지고 몸만 커진다. 그런 아이를 보면서 괜찮다 했던 마음이 3월이 지나면 후욱 나에게 다가온다.
크지 않는 아이를 보는 엄마의 심정은 매 순간 조여든다.
평소에는 잊고 살다가, 벚꽃이 피고, 햇볕이 따뜻해지면 다들 한 뺨 자란 아이들을 보며 나이 드는 게 이런 거지 그런 이야기를 할 때면 마음 한 구석이 무너진다.
둘째 아이는 그 아이의 나이에 맞게 자란다고 위안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짜증 내는 횟수가 늘어난다. 안다. 짜증을 내는 건... 그만큼 그 아이만의 주장이 커지는 거고, 그 아이도 이제 정말 스트레스가 무엇인지 알아간다는 걸.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짜증을 부릴 수 이쓴 사람이 나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도 그런 아이에게 제대로 설명해 주기보다는 짜증으로 말하는 나를 볼 때면 엄마로서 왜 이렇게 부족한지 또 한 번 무너진다.
4월은 그렇게 무너지는 일상이 날 짓누른다.
다른 엄마들에게 카톡이 와 일상을 나누다 보면, 다들 비슷하다. 그들도 그렇게 무너지는 일상을 잘 정리하고 다독이며 하루를 견뎌내고, 일주일을 견뎌낸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난 이 계절이 싫고, 이 계절에 항상 아프다.
조금 지나면 아주 조그만 지나면 이제 더워 죽겠다고 여름이라 기력이 없다는 그런 시간이 올 것이다.
그때까지 나는 조금 더 아플 거 같다.
봄날은 간다.
왜 나이가 들수록 이 말이, 이 노래가 와 박히는지 모르겠다....
이 봄날 또 지나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