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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랑 Sep 07. 2020

[책리뷰]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지 않아도 된다

초역 니체의 말, 박재연 역

작년 말, 버핏서울에서 함께 운동했던 버핏 프렌즈들과 송년회를 했을 때, 서로 랜덤 선물하기를 했는데, 그 때 한 친구한테 받았던 책.


현대인을 위한 철학을 한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이야기를 <자신에 대하여> <기쁨에 대하여> <삶에 대하여> <사랑에 대하여> 등 10개 주제로 정리해놓은 책이다. 그래서인지 다소 어렵게 느껴졌던 니체의 이야기가 좀 더 쉽게 느껴지는듯 하다.


마음에 드는 내용이 참 많았는데, 그 중 몇가지만 추려보려고 한다.



002 자신에 대한 평판 따위는 신경 쓰지 마라
누구든 자신에 대한 타인의 생각을 알고 싶어한다. ... (중략)... 그러나 지나치게 신경써서 남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는 것은 좋지 않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항상 옳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평가보다 완전히 상반된 평가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그같은 일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마라.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갖고 있는 니체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

이것은 시대를 뛰어넘은 모든 사람들에게 들려주고픈 말인가 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얽매일수밖에 없는 타인의 평가.

내가 그릇된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면 굳이 타인의 평가에 얽매일 필요가 있는가.


나의 만족, 나만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

나의 만족의 기준점이 타인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라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지지만...



019 공포심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태어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악의 4분의 3은 공포심에서 태어난다. 이미 체험한 적이 있는 많은 것들, 심지어 아직 체험하지 않은 것마저도 두려움에 떨게 만든다. 그러나 사실, 공포심의 정체는 현재 자신의 마음상태가 어떠한가에 달려있다. 그리고 자신의 힘으로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다. 자신의 마음이기에.⠀


어릴 때부터 나는 상대방에게 거절당하는 것에 대한 공포감이 있었다. 거절을 하는 상대방이 어떤 마음으로 거절을 했을까... 나라는 존재가 싫어서 거절을 한 것일까, 아니면 내가 제안한 내용이 싫어서 거절을 한 것일까?



실상은 나의 제안을 받아들일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또는 다른 이유가 있어서 거절을 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단순히 좋고 싫음으로는 나눌 수 없는 그런 이유가 있을텐데, 이런 이유를 깨닫기가 참 쉽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도 머릿속으로는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받아들여지는게 쉽지 않다.


아직도, 나는 거절 당하는게 무섭다.

그리고 한 번 나를 거절한 사람에게는... 열었던 마음의 문도 조금 닫아버리는 것 같다.



030 함께 살아간다는 것
함께 침묵하는 것은 멋진일이다. 더 멋진 일은 함께 웃는 것이다. 두 사람 이상이 함께 동일한 체험을 하고, 함께 감동하고 울고 웃으며 같은 시간을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도 멋진 일이다.⠀


어떤 시간을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

정말 아름다운 경험이고 소중하고 멋진일이다.



그래서 나는 나의 연인에게 항상 무엇인가를 함께 하자고 제안한다.

단순히 그 일이 두 사람이 해야 더 즐겁고 재밌는 일이라서가 아니다.

그 시간을, 그 체험을 함께 함으로써 둘만의 시간, 둘만의 감정, 공통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소중해서다.



050 소유욕에 정복당하지 마라
소유욕은 나쁜 것은 아니다. ...(중략)... 그러나 그 소유욕이 정도를 넘게 되면 사람을 노예처럼 부리기 시작한다. 더 많은 돈을 차지하기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과 능력을 소모하는 나날이 시작된다. 소유욕은 휴식마저도 앗아가고, 그 사람을 완전히 구속한다. 고귀한 이상과 같이 인간에게 소중한 것들은 완전히 무시돼 버린다. 그리고 끝내 물질적인 면에서는 풍족하지만 내면적으로는 매우 빈곤한 인간으로 전락해 버린다.


종종 '지름신'이 강림하는 나의 가슴에 꽂힌 내용이다.

물질적 소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심리적 빈곤에서부터 벗어나야 가능하다. 내면적으로 빈곤한 사람이기 때문에 물질적으로 풍족한 것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다.



그 물질이 있어야만 나를 증명할 수 있고, 내가 증명되는 것 같은 상황에 빠져버리기 쉽상이다.


소유욕.

물건을 구입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고, 되돌아보고, 고민하자. 이 물건이 없으면 내가 너무 힘들고 괴롭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발생하는가? 그런 물건이라면 사지 말자.

그런 물건이 아니라면, 내가 처한 상황과 주머니 사정, 현재 내가 보유하고 있는 물건 등을 고려하자.



081 자신을 성장시키는 교제를 추구하라
젊은 사람이 오만하고 교만한 것은, 아직 그 어떤 위인도 되지 못한 주제에 자신을 상당한 인물인 양 내세우려는 동류의 사람들과 친구로 지내기 때문이다. ...(중략)... 가능한 이른 시기에 진정한 실력에 의해 높은 차원에 이른 사람, 공로가 있는 사람을 찾아내 그와 교제해야 한다. 그러면 지금까지 자기만족적 교만과 알맹이 없는 겉치레, 허세, 오만 따윈 순식간에 사라지고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눈앞에 보일 것이다.⠀


옛부터 공자께서는 "三人行, 必有我師焉(삼인행, 필유아사언)."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이는 세 명이 함께 길을 가면 그 중 반드시 내 스승이 될만한 사람이 있다 는 뜻이다.


언제나 나를 격려하고 좋은 자극을 주는 주변 사람들이 있다. 어쩌면 내가 알아보지 못한 내가 배울만한 점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 또, 누구든지 찾아보면 한 가지 이상은 배울 점이 있다. 어떤 인간 관계라도 나를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가져가야 한다.



088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지 않아도 된다
자신에 대해 생리적 혐오를 가진 상대에게 아무리 정중하게 대해도, 그 자리에서 자신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지 않는다. ...(중략)... 반드시 모든 이로부터 사랑받아야 한다고 생각지 말라. 이런 때에는 무리하게 애쓰지 말고, 평소의 자세로 담담하게 지내는 것이 최선이다.


거절 당하는게 무서웠던 것과 비슷한 이유다.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싶은 '착한 아이 증후군' 같은 게 있었나보다.


이건 연애를 할 때도 어느 정도 있었다.

괜히 여러 사람한테 인기를 끌려고 할 필요가 없는거다.

미팅 자리나 소개팅 자리에 가서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 나를 좋아하는 사람한테만 잘하면 되는데, 쓸데 없이 모두에게 호감 받은 사람이 되고 싶은거다.


사실 한 사람한테서만 사랑을 받으면 되는건데 말이다.

무리하게 애쓸 필요 없다.

진실하게 나를 좋아하고 존중하고 사랑하고 아껴주는 사람에게만 잘하자.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 중 하나.


127 수완가이면서 둔한 듯 보여라
예리하고 영리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어떤 면에서는 둔해 보이는 것도 필요하다. 영특하지만 늘 '아직 어리다'는 말을 듣고 어딘지 가볍게 보이는 취약점도 필요하다. 예리하면서도 어느 정도 둔한 면이 있어야 애교스러운 이로 여겨져,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누군가가 도움을 주기도 하며 편을 들어줄 여지도 생긴다.


내가 가장 못하는 것. 사실 나는 수완가인 척 하고 싶다. 약한 내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항상 노력하고 열심히고 잘하고 완벽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인 척 연출하려고 했다.


하지만, 사람은 둔한 듯한 면도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너무 완벽하면 인간미가 없다"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하지를 않나. 그 말이 처음에는 정말 이해가 안가고 싫었는데, 어른이 되어가면서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것 같기도 하다.



나도 나의 약점을 너무 감추려고만 하지 말고, 조금씩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드러내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물론 쉽지 않지만...


135 타인을 모욕하는 것은 악이다
누군가를 모욕하는 것은 명백한 악행 중 하나다. 악인은 사람에게 모욕을 안겨준다. 악을 행하는 것은 자신을 더럽히는 것일뿐 아니라 연인을, 부모를, 친구를 모욕하는 일이다. 나아가 인간의 존재 그 자체를 욕보이는 것이다. 진정 자유롭게 사는 인간이란 어떤 행동을 하든 부끄럽지 않은 경지에 이른 인간이다.


언젠가부터 싫어하는 사람이 생겼다.

원래 나는 누군가의 뒷담화를 하는 것을 싫어했다. 왜냐면 다른 누군가도 내 뒷담화를 할 것이기 때문. 나라도 안해야 누군가 이런 나를 보고 안할 거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싫어하는 사람이 생겼다.

가만히 있으면 나만 욕먹고 나만 당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러면서 나도 그 사람을 모욕하고 욕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이 문구를 읽고 다시 깨달았다.

악인은 사람에게 모욕을 안겨준다,고.

나도 그사람에게 모욕을 안겨줬으니 같은 악인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하고


보복심리가 잘못된 것일까?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는 원칙이 모든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닌걸까?


152 있는 그대로의 그를 사랑하라
사랑하는 것은 자신과 완전히 정반대의 삶을 사는 사람을 그 상태 그대로, 자신과 반대의 감성을 가진 사람을 그 감성 그대로 기뻐하는 것이다. 사랑을 이용하여 두 사람의 차이를 메우거나 어느 한쪽을 움츠러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 모두 있는 그대로 기뻐하는 것이 사랑이다.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도 크다."

사랑하는 이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면, 상대방의 단점이 보이기 마련.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면서도 받아들이고, 사랑하고 기뻐해야 하는데.

인간의 심리란, 그 간극은 잘 메꿔지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결국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

그리고 나의 그런 모습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이렇게 책을 읽고,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고,

내 마음을 톺아보는 시간이 종종 필요하다.


사람은 마음의 휴식이 필요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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