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처음부터 똑같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비슷해졌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전에 우리 사이에서 주고받았던 내용이라면 설령 그것이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 절대 가볍게 여기지 않고 쉽게 놓치지 않으려 하며 오래 기억하려고 노력했었지. 정말 살가웠던 사랑이었어. 그 시절 나에게는 그런 너의 모습이 얼마나 크나큰 감동이었는지. 너라는 사람과 닮아가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뜻깊은 찰나의 연속이었는지 몰라.
누가 그랬나. 사랑하면 서로 닮는다고. 그래, 정말 맞는 말 같아. 그동안 너를 너무 많이 닮아 버린 나라서 이제는 거울에 비친 나에게도 네가 보여. 표정, 말투 그리고 미세한 버릇까지. 너는 일찌감치 나를 떠났지만, 여전히 여기에 남아 있어.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으며, 만질 수도 없지만 여실히.
책 <나는 너의 불안이 길지 않았으면 좋겠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