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 정성스레 썼던 우리의 사랑은 한낱 모래사장 위의 글씨였다고. 단 한 번의 파도에도 속절없이 원래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고야 마는.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나는 이따금씩 부질없는 너의 이름을 쓰려고 바다를 찾곤 한다. 아둔하고 미련스럽게도.
책 <나는 너의 불안이 길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냥 좀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 <가끔 살아 내는 게 엉망이어도 괜찮아>를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