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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게 배운 시간의 방식

by 이윤지

어린 시절, 아빠와 단둘이 보낸 추억이 많다. 아빠는 낚시를 좋아하셨고, 그 곁엔 늘 내가 함께였다.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낚싯대만 바라보는 시간이 금세 지루해져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챙겨 다녔다.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아빠의 뒷모습, 그물에 걸린 물고기, 산과 강물 같은 풍경을 그리곤 했다. 낚시와 그림 그리기라는 활동 자체보다, 아빠와 단둘이 특별한 장소에서 시간을 함께했다는 사실이 더 깊이 남았다.


요즘 나는 주말이 오기 전에 공룡 박물관, 동물원, 대형 아쿠아리움, 모래 놀이터, 키즈카페 등을 예약해둔다. 주말 아침, “오늘 무슨 요일이에요?” 하며 눈을 비비는 아이들에게 작은 모험 같은 하루를 선물한다.


자연스럽게 아빠에게 받았던 사랑을 그대로 아이에게 전하고 있다.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문득 그 시절 아빠가 떠오른다. 오래전 아빠가 내게 그랬듯, 나도 아이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언젠가 아이의 기억 속에 그런 엄마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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