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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등교사 윤수정 Jun 08. 2024

친절한 말

감사합니다. 상담원님^^


지난 금요일 따뜻한 문자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스마트폰 약정 관련하여 오래전 일이기에 기억이 가물가물하여 상담 전화를 했다. 신호음이 지나고 친절한 목소리의 상담원 분과 연결이 되었다. 이런저런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원하는 정보를 얻었다.


늘 학교 일에 바쁘고 아이 셋 건사하기 버거운 나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 외에는 종종 잘 잊어버리고 또 그런 부분에 대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다. 특히나 핸드폰 약정 같은 것은 이미 오래전 잊어버렸고 그다지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뭔가 전화 요금이 예전과 달라서 전화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웬걸 1년짜리 할인 약정이 어느새 풀렸던 모양이다. 다시 약정 계약을 하고 그 외에 무료로 서비스가 가능한 몇 가지를 정보를 안내해 주어서 새롭게 서비스도 받게 되었다.


보통 처음에는 무료로 넣어줄 테니 써보고 해지하라는 서비스가 있어서 "차후에 다시 해지 전화하지 않아도 되는 무료 서비스가 정말 맞아요?" 되묻기를 여러 번 했다.


예전에 이런 식의 서비스를 무료로 받다가 해지 전화를 깜빡해서 여지없이 사용료를 지불했던 적이 꽤 있었기에 확인이 필요했다.


이런 나의 어리숙함이 보여 재미있었는지 상담원분이 웃으며 "아니에요. 정말 무료 맞습니다." 하며 웃었다.


내 목소리를 AI가 인식을 해서 나중에 따로 정보 조회를 하지 않고 바로 상담이 가능한 기능이란다. 신기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상담 전 여러 질문에 응하지 않고 편리하게 상담할 수 있을 것 같아 가입해 달라 했다. 무료라니 한두 번 써보고 해지해도 될 테니 싶었다. 무엇보다 매우 친절하게 응대해 준 상담원분이 감사해서 하라는 대로 한 듯하다.


한 참의 통화 후 상담이 모두 종료되었다. 몇 초 후 이런 문자를 받았다.


으레 이런 서비스 후 대략 상담 내용에 대한 확인 문자를 여러 번 받아 보았지만 내가 "예쁘게 말하고 친절하게 말해서 감사했다."라는 문자는 처음이라서 놀랐다. 잠깐이지만 나도 상담원분도 서로 기분 좋게 대화한 것 같아 마음이 훈훈해졌다.


내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려니 싶지만 어쨌거나 나로 인해 상담원분도 즐겁게 업무 처리를 한 것 같아 기뻤다. 사실 친절한 그분 목소리와 말투에 나 역시 더 친절해야 할 것만 같아 그렇게 한 것뿐인데 말이다.


요즘 전화 상담을 받는 상담원분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닌 듯하다. 뉴스나 신문에서 그분들의 어려움에 대한 기사를 왕왕 접한다. 전화기 너머로 욕설이나 인격 모독에 가까운 말을 들으면 얼마나 가슴이 떨리고 힘들까! 비록 얼굴을 마주하지는 못하지만 더 예쁜 목소리로 또 매우 친절한 말투로 이야기해야겠다. 잠깐이라도 서로에게 사람의 온기가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감사합니다. 상담원님, 덕분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습니다."



#친절, #전화상담원의 고충, #사람의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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