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고 정신없는 하루가 지나갔다. 일단 학교에 들어서면 1.5배속 이상의 시간이 흘러간다. 아이들과 눈 맞춤 인사를 시작으로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가곤 한다. 오늘은 1교시부터 6교시까지 올 스트레이트 수업이 있는 날이어서 더없이 정신없는 하루였다. 수업하고 쉬는 시간마다 찾아오는 아이들 이야기 듣고 하다 보면 금세 오전이 후딱 지나가 버린다. 바쁠 때는 화장실 가는 것도 미루고 만다.
여기에 우리 반 만의 학급 활동을 꾸준히 덧붙여 가고 있다. <책 읽어주는 어린이>, <월말 동요제>를 운영한다.
<책 읽어주는 어린이>는 매일 그림 동화책 한 권을 출석 번호 순서대로 읽어주는 활동이다. 틈틈이 시간과 시간 사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운영하고 있다. <월말 동요제>는 1주일 한 곡씩 배우고 있는 동요를 매월 마지막 주에는 아이들 스스로 삼삼오오 팀을 구성하여 발표하는 행사이다. 이 활동 또한 틈나는 시간을 활용하고 있기에 하루에 한 팀 신청을 받아 발표한다. 이번 달에는 제법 인기가 많아 서로 하겠다는 아이들이 꽤 있었다. 아이들의 적극적이 참여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흐뭇하다.
공부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노래도 부르고 동화책도 읽으며 다양한 분야의 기량을 쌓았으면 좋겠다. 아울러 공부만으로 인정받고 전부인 양 하기보다는 노래를 잘 부르는 아이, 책을 잘 읽어주는 아이, 줄넘기를 잘하는 아이, 달리기를 잘하는 아이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재능을 뽐내고 그것을 인정해 주고 칭찬하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나름 다양한 분야의 학급 활동을 교실로 끌어오고 있다.
이 밖에 우리 반의 특색 활동으로는 <감사 일기> 쓰기와 <미덕 통장> 기록하기가 있다. 감사 요법을 학급경영에 적극 도입하여 운영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사소하고 단순하여 자칫 놓치기 쉬운 것이 감사다. 감사의 소중함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너무 당연하기에 그냥 흘려버릴 것이 아니라 꼭 가르치고 함께 실천하는 속에서 그 가치의 소중함을 알아갈 수 있다.
<미덕 통장>은 버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아이들 속에 숨겨진 52가지 보석을 찾아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며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이다.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잠자고 있는 ' 인내'의 미덕을 깨워보자.
긍정의 말 한마디는 아이들을 변화시킨다. 큰소리치지 않아도 저절로 마음이 움직인다. 아이들과 미덕 실천을 하며 교사인 나도 내 안의 잠든 보석을 찾아 깨우고 반질반질 닦아 그 본연의 빛남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에 초점을 두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첫째도 사람, 둘째도 사람이다.
학급의 다양한 프로그램 속에서 아이들에게 살아 숨 쉬는 교육, 배움과 삶이 유리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살피고 다독이며 함께 나아가야 함을 다시금 되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