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브라운

그림책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by 초등교사 윤수정

지난해부터 나우학교라는 교원학습공동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과 함께 교사자기경영을 통한 학급경영을 연구하고 같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나, 너 우리! 행복하자.'라는 슬로건과 함께 오늘의 소중함을 알고 선생님의 삶과 행복을 교실에 가져올 수 있도록 함께하는 연대입니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바로 당신이다.'라는 말이 있지요? 제가 길잡이로 앞장서고 있지만 오히려 함께하는 선생님들께 많이 배우고 좋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작년에 함께 하셨던 <슬픔이 설렘이 될 때까지>의 저자 이영란 선생님으로부터 그림책에 대한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던 영역인데요. 선생님의 그림책 사랑은 저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그림책은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아니 독서 교육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업자료이고 더 나아가 학생과 교사, 아이와 어른을 연결해 주는 매개체입니다. 그림책을 연구하는 교사들도 많고 실제로 그림책을 쓰시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반인들에게도 그림책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림책을 통해 더 깊게 인간과 자연, 세상과 우주를 아우르는 관조와 삶의 위안을 얻기도 합니다.


저도 그림책에 관심을 두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상상력을 끌어내고 책을 더 좋아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림책은 이제 막 글을 뗀 아이들에게 무궁무진한 상상의 세계를 자극하여 책의 재미,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합니다.



오늘은 앤서니브라운의 삶과 그의 작품을 다루는 강의를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그림 그리기에도 조예가 깊은 앤서니 브라운이었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그림책 작가가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학시절에는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는 미대생이었고 과제를 마음대로 바꾸어 제출하는 학생으로 낙제를 겨우 면하는 점수를 받는 학생이었습니다. 이후 의학 관련 일러스트를 그리는 조교로 그림 실력을 키웁니다. 또 카드 회사에 취직하여 다양한 카드 제작을 하기도 했습니다. 우연히 출판사에 그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그의 재능과 작품의 가능성을 내다본 출판사는 그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이를 계기로 그가 아이들에게, 세상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전하는 그림책 작가가 되었습니다.



그의 책에는 참 많은 고릴라가 등장합니다. 그는 왜 고릴라를 좋아하게 되었을까요? 그는 이렇게 답합니다. 첫째, 고릴라는 인간을 닮았다. 특히 고릴라의 눈은 특별한 느낌을 주며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둘째, 고릴라는 덩치가 크고 우락부락하지만 따뜻하고 자상했던 당신의 아버지를 연상케 한다. 셋째, 골릴라를 그리는 것은 그 자체가 즐겁다. 그는 정말로 고릴라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 같습니다. 그의 강연을 듣고 나니 그의 그림 속 고릴라가 더욱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글과 그림의 여백을 통해 독자의 상상을 이끌어 내는 것이 그림책의 특징이고 장점이라 말합니다. 또한 부모와 교사는 그림책을 읽으며 아이들에게 많은 질문을 통해 그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것을 당부합니다.


"애는 무슨 생각을 하지?"
"이제 어떻게 될까?"
"아이의 기분은 지금 어떨까?"

그림책의 그림에는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학교에서도 또 집에서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줄 때면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들의 대답과 질문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던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림책은 아이들의 동심을 담고 있고 또 그들의 모습을 담고 있기에 아이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교사연수에서 만났던 <감기 걸린 물고기>의 저자 박정섭 작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앤서니 브라운도 박정섭 작가도 아이들을 독자로 한 작가여서 그런지 겉으로 보이는 모습도 조근조근 말하는 말투도 참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는 아이들에게 더 많은 그림책을 읽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도 아이들의 눈으로 또 아이들의 마음으로 그림책을 좀 더 읽고 싶은 마음도 생깁니다. 여러분도 호기심 어린 어린 시절로 돌아가 다시 한번 그림책을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그때의 나와 오늘의 나는 분명히 다르겠지만 어쩜 그때 못지않은 더 깊이 있는 그림책과의 만남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앤서니브라운, #EBS 위대한 수업, #그림책, #고릴라, #어른도 함께하는 그림책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담벼락 하나 차이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