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집에 이사 왔다. 이사오기 전 집안 살림들을 다 뒤집고 버릴 것, 당근 할 것 등, 나름의 정리를 했었다. 도대체 살림이란 것을 하고 살았는지 참 많이 반성했었다. 아이 셋을 키우는 워킹맘인 나는 살림은 그다지 자신이 없다. 예쁘게 꾸밀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단정하고 정갈하게 정리하며 살고 싶다. 4년이 시간이 흘렀다. 그새 거실에도 방에도 물건이 그득하다. 뭐가 이리 많은지. '스스로 자가증식을 하나?'
어제는 슬며시 '방 하나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또 이사 가야 하나. ' 이런 생각도 들었다. 이대로 손 놓고 있기보다는 오늘은 좀 치우고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방학이고 절호의 기회다. 두 팔을 걷어 부쳤다.
먼저 고등학교 들어가는 큰 아들 방으로 향했다. 얼마 전 아들 녀석 옷장을 정리했었다. 갑자기 쑥 커버려서 못 입는 옷을 한 상자나 골라냈었다. 이번에는 책상 서랍을 열었다. 레고 나부랭이부터 초등학교 때 쓰던 물건들이 가득했다. 주인장 허락이고 뭐고 필요 없을 것 같았다. 싹 쓸어 담았다.
큰 아들 녀석과 막둥이 아들은 8살 차이가 난다. 한 동안 막둥이 키운다고 큰 아들 녀석에게 소홀했다 보다. 책상 서랍에는 쓰지 않는 물건들이며 묵은 먼지가 하얗게 내려앉아 있는 문구류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아들 녀석에게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하긴 다 커서 제 스스로 할 나이이다. 정리도 안 하고 저래 털레 털레 다니는 녀석을 혼쭐을 내야 하는 것이 맞는 거다. 그래도 마음 한 구석이 싸해진다.
오전 내내 아들 녀석 방을 쓸고 닦았다. 침대와 책상 구조도 좀 바꾸어 주었다. 집에 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