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단련 기술 1:칭찬(2024.3.14)

by 초등교사 윤수정


대략 15년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집어 들었습니다. 30대 중반을 달리던 그 무렵 이 책을 통해 수업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도 했었습니다.


최근 대학에서 예비 교사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매 강의마다 저의 교직 경험과 그에 따른 교육학 이론들, 관련 서적을 뒤적이며 강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 책이 떠올랐습니다. 제 책장 한편에 늘 모셔두었던 책입니다. 어릴 적 저의 폐부를 찌르는 듯했던 이 책을 다시 쥐어봅니다.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끌어올리고 수업 참여를 높일 수 있는 첫 번째 비결은 무엇일까요?

바로 칭찬입니다. 이 책의 저자 노구찌 요시히로 역시 칭찬을 1번으로 꼽습니다.


너는 국어에 소질이 있다.


그는 이 한마디로 학습부진아를 자신감 넘치게 변화시켰고 더 나아가 학습에 흥미를 갖도록 이끌었습니다. 저 역시 25년 차 교사로 저의 칭찬 한마디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지 알고 있습니다.


어제 있었던 일입니다. 학기 초부터 무척이나 산만한 자세로 수업에 참여하기보다는 시종일관 혼잣말과 맥락에 맞지 않는 질문을 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활동 과제를 부여한 후 교실을 둘러보며 아이들의 활동을 살펴볼 때면, 늘 책이 수북하게 쌓여 있고 공책 정리는 뒷전인 것이 보입니다. 누가 봐도 딱 정신없는 부진아 모습이 느껴집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침묵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알리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기가 죽어있거나 자신이 못하는 것에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행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행동이 지나쳐서 수업에 방해가 되거나 자신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국어시간이었습니다. 동시에 관련된 감각적 표현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시의 특징, 시를 낭송하는 법 등을 지도하였습니다.


동시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동시와 산문을 읽을 때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선생님이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그 차이점을 한 번 찾아보세요.



아이는 집중하며 저의 시 낭송을 귀 기울여 듣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이들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더니 그 아이도 손을 들어 발표합니다.


선생님은 동시를 천천히 읽었고
또 부드럽게 읽는 것이 느껴졌어요.



다른 아이들의 발표에도 응당 적절한 반응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에는 조금 더 특별한 칭찬을 해 주고 싶었습니다.


현수는 국어에 소질이 있습니다.



아이의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살짝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습니다. 저의 찬사가 계속되었습니다. 용기 있게 자신의 느낌을 잘 발표했고 선생님은 현수의 말처럼 천천히 읽었고 또 시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부드럽게 읽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수업이 끝나갈 무렵, 다시 한번 교실을 순시하였습니다. 그 친구 자리는 여전히 정신이 없습니다. 1교시부터 쌓아둔 교과서와 여기저기 연필이 굴러다닙니다. 연필을 슬며시 주워 책상 위에 올려주었습니다.


현수야, 국어 시간에 잘했어.
정리 정돈에도 소질이 있는지 선생님이 한 번 지켜볼게?


단박에 고쳐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아이의 모습에 희망이 보입니다. 작은 칭찬의 한마디,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격려로 그 친구와 함께 할 것입니다.

© toddcravens, 출처 Unsplash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칭찬, #수업기술, #수업으로 단련한다. #노구찌요 시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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