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매일 비움

오늘은 뭐 해 먹나?

by 초등교사 윤수정

방학하니 평소보다 더 바쁘다.

삼시세끼 밥상 차리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다.


평소 워킹맘으로 그럭저럭 대충 사는 엄마인데

방학 때 만이라도 정성을 다해보자. 결심했건만

힘들다.


며칠을 채 못 버티고 다시 배달음식이 식탁을 점령했으니 말이다. 아이들도 자극적인 맛에 이미 길들여졌는지 순한 맛 엄마표 음식을 대놓고 맛없다고 한다.


오, 이런! 아직은 엄마 눈치 보는 막둥이만 맛있다며 내 얼굴 한 번 쳐다보고 밥 한 숟갈 뜨며 꾸역꾸역 먹어준다.


냉장고 속도 오랜만에 정리하고

인스턴트 음식들도 유통기한 지난 것들은 빼주고

빨리 먹어야 할 것들도 추려보았다.


당분간은 절대 사지 말자.

냉장고, 팬트리 음식들 먹어 치우는 걸로.

싹 난 감자도 시들어진 양파와 고구마도.

어서 비우자.


싱크대 수납장 한 견에 넣어둔 오래된 도삭면 발견!

이건 또 왜 사둔건지?

궁금해서 사놓고 한 번 먹고 저래 둔 것 같다.

1년도 훌쩍 지났건만 잊고 살았다.

자, 이제 안녕!


음식도 물건도 쟁이지 말고

필요한 만큼만.

OK?

나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웃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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