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하니 평소보다 더 바쁘다.
삼시세끼 밥상 차리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다.
평소 워킹맘으로 그럭저럭 대충 사는 엄마인데
방학 때 만이라도 정성을 다해보자. 결심했건만
힘들다.
며칠을 채 못 버티고 다시 배달음식이 식탁을 점령했으니 말이다. 아이들도 자극적인 맛에 이미 길들여졌는지 순한 맛 엄마표 음식을 대놓고 맛없다고 한다.
오, 이런! 아직은 엄마 눈치 보는 막둥이만 맛있다며 내 얼굴 한 번 쳐다보고 밥 한 숟갈 뜨며 꾸역꾸역 먹어준다.
냉장고 속도 오랜만에 정리하고
인스턴트 음식들도 유통기한 지난 것들은 빼주고
빨리 먹어야 할 것들도 추려보았다.
당분간은 절대 사지 말자.
냉장고, 팬트리 음식들 먹어 치우는 걸로.
싹 난 감자도 시들어진 양파와 고구마도.
어서 비우자.
싱크대 수납장 한 견에 넣어둔 오래된 도삭면 발견!
이건 또 왜 사둔건지?
궁금해서 사놓고 한 번 먹고 저래 둔 것 같다.
1년도 훌쩍 지났건만 잊고 살았다.
자, 이제 안녕!
음식도 물건도 쟁이지 말고
필요한 만큼만.
OK?
나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웃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