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학부모 상담 기간이다. 30명 학생 중 28명의 학부모가 대면과 유선으로 상담 신청을 하였다. 학기 초 학급경영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행사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3월 4일, 시업식 후 한 달여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학기 초 제출하였던 가정환경 조사서 내용들이 아이들과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 '왜 그 아이가 레고 조립을 좋아하는지?', '왜 이 부모는 아이의 발표 능력을 키우고 싶어 하는지?.' 여러 조각으로 흩어져있던 것들이 하나씩 하나씩 퍼즐을 맞추듯 연결되고 이해가 되는 시점이다.
보다 면밀한 상담을 위해 PDC(학급 긍정 훈육법) 기반 상담지를 학부모용, 학생용으로 받아두고 양쪽을 오가며 부모와 학생의 요구(needs)를 분석하였다.
또 나에게 학생과 부모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자 노력했다. 오늘 수업이 끝나고 드디어 2시 15분을 기점으로 이번 학년도 상담활동이 시작되었다. 4시 30분 퇴근 전까지 총 6분의 어머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긴장된 표정이 역력한 어머님들을 마주했다. 새 학년 새로운 담임과의 대화가 뭐 그리 편할까! 싶어 더 많이 웃고 진심으로 친절하게 답변했다. 오늘 아이들 대부분은 부족한 부분이나 모난 부분보다는 칭찬할 점이 더 많은 아이들이었다. 이제 고작 3학년. 10살 아이들이다. 잘하고 못하고 우열을 가르기 참으로 조심스러운 나이이다. 학교생활 전반에 있어 조금 더 익숙하고 덜 익숙한 차이라 생각된다. 더 영글어져야 할 아이들이 있다면 어리지만 제법 빨리 성숙한 아이들 정도의 차이랄까!
오늘 긴장하고 오셨을 어머님들 모두에게 아이의 좋은 점을 찾아 칭찬을 많이 해주었다. 단순히 비위를 맞추거나 나에 대한 호의를 갖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닌 정말 내가 보았을 때 좋았던 부분들을 여럿 찾아 칭찬해 주었다. 어머님들의 긴장했던 표정이 다소 누그러졌다 싶어 졌을 때쯤, 내가 묻지도 않았던 그간 고민되었던 부분, 가정에서 지도하려고 노력해도 잘되지 않았던 부분들을 말씀해 주셨다.
아이들의 유별난 말투나 행동에 대한 단서와 실마리를 찾은 듯했다. 아이들은 잘못이 없다. 결국 가정에서의 양육 방식, 부모의 대화법 등 가정에서 저절로 익혀지는 그 모든 것에 원인이 있다. 가끔 '저 아이는 왜 저렇게 행동할까?', 또는 '저 애는 어떻게 저런 말을 하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알 수 없는 서운함에 아이가 다소 미워질 때도 있었다. 그런데 늘 상담을 하고 나면 그 아이가 너무도 이해가 가고 또 그렇게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안쓰러워질 때가 많다.
부모도 아이도 상처투성이인 것이다. '나도 엄마가 처음이야.'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나 역시 아이 셋을 키우며 결코 자식이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절감하다 못해 통감할 수준인 것을. 나 스스로 부족한 부모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자식을 더 잘 키우기 위한 안간힘을 쓰며 고군분투하고 있기에 학부모님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알고도 남는다.
오늘 마주한 모든 어머님께 말씀드렸다. " 어머님, 우리 00이 너무 잘하고 있습니다. 칭찬 많이 해 주시고 많이 안아주세요." 아이들의 사전 상담지에는 하나같이 '엄마나 선생님이 나를 혼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를 이해해 주고 칭찬해 주면 좋겠다.', '잘할 수 있다는 말을 더 듣고 싶다.'는 말이 가득했다. 뭐 특별한 해답이 있을까? 싶다. "사랑한다." 말해주고, "잘한다." 칭찬하고, 또 "잘할 수 있을 거야."라고 응원해 주고 믿어 주면 그뿐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