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만 보람 있어(24.3.29)

by 초등교사 윤수정


한 주의 끝, 금요일. 일주일 중 가장 바쁜 날이다. 학교 수업이 끝나는 오후 1시 40분. 부리나케 학교를 빠져나와 전철을 잡아탔다. 대략 한 시간 이상을 가야 이대에 도착할 수 있다.


책 한 권을 준비해 가지만 어김없이 졸음이 몰려온다. 꾸벅꾸벅 졸다 깨기를 몇 번 반복하면 서대문역에 도착한다. 이제는 택시를 잡아타고 이대 후문을 통과하여 사범대 근처에서 다다른다. 이번 주도 실습이 있어 양손 가득 짐을 들고 갔다. 강의가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 녹초가 되고 만다.


강의실 들어가는 길목에서 습관처럼 카메라를 열고 사진을 찍었다. 분명 첫날과 다르고 지난주와 다른 모습이다. 아직은 쌀쌀하고 춥지만 분명 봄이 오고 있음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얼른 따뜻해져서 이 길을 덜 움츠리고 걸었으면 좋겠다.






무슨 정신에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금세 3시간이 지나갔다. 3시 30분에 시작한 수업은 6시 10분에 끝이 났다. 오늘은 PDC 교사상 4가지에 관한 실습과 교사론, 교장론을 다루었다.







이번 학기 학급경영 강의는 내 교실을 강의실로 옮겨 왔다 생각하고 임하고 있다. 우리 반 아이들과 교실에서 행하는 아침 루틴에서부터 PDC 의사소통 기술, 학급 회의 방법, 그 외 다양한 생활지도 방법 등을 강의실에서 다시 재현하고 있다. 그래서 예비 교사들에게 보다 생생한 교실 현장, 이론과 실제가 어떻게 다르고 그 다름의 간극을 어떤 교육적 방법으로 메꾸어야 할지 매시간 질문과 토론, 실습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오늘 전달한 교사론, 교장론의 가장 핵심은 다음과 같다.


교사는 변하지 않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교장은 사람에 집중하고
매 순간 책임을 지려하며
꾸준함(소신 있는 교육철학을 통한 학교경영)을 지녀야 한다.



장인 정신의 교사들도 소개하였다.

하시모토 다케시 선생님



싫어하는 일을 계속한다는 건 고역입니다.
배움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노는' 기분으로 배우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
이것이 부모와 교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슬로 리딩

슬로 리딩으로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일본의 국어 선생님이다. 그의 슬로 리딩은 우리나라 2015 개정 교육과정에도 영향을 주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온 책 읽기 활동 역시 슬로 리딩의 한 방법이 되었다.



레이프 에스퀴스 선생님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교사로 35년 이상 학급 아이들에게 셰익스피어 연극을 가르쳐 무대에 올리는 선생님이다. 그는 교사들은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교실의 변수가 되어야 하고 기준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마다의 가정환경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학교에서는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그 기회의 장을 여는 것은 바로 교사임을 강조하고 있다.



파울루 프레이리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인 교육철학자인 파울루 프레이리는 빈민 청소년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야말로 그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역설했다. 파울루는 말했다.


내가 이들의 손에 자유와 집과 돈, 꿈과 희망을 마음속에 심어 줄 수는 없어.
하지만 적어도 이들이 그런 것들을
상상할 수 있도록,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이끌어 나가도록
도울 수는 있어. …

파울루는 이것이야말로 자신의 사명이라 믿고 실천했다.



오늘도 어찌 보면 진부한 이야기들을 전했는지 모르겠다. 좋은 교사, 훌륭한 교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사실 뻔하기 때문이다.


PDC에서 말하는 단호하고 친절한 교사 역시 교사론의 훌륭한 교사상과도 일맥상통했다. 가끔은 이론과 실제 속에서 어떤 모습의 교사로 살아가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도 있지만 정답은 정해져 있다.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그들의 눈높이에 내 몸을 낮추고 아이들을 환대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예비 교사들에게 3시간 동안 전달하고자 했던 그 모든 것은 어찌 보면 나 자신에게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그런 교사가 되어야 한다.'라고 스스로 말하고 새기고자 한 것은 아닐까 싶다.



#학급경영, #이화여대, #초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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