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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는 감사를 불러옵니다(24.4.1)

by 초등교사 윤수정


저희 학급에는 매일 돌아가면서 실시하는 으뜸 도우미 제도가 있습니다. 출석번호 순서로 돌아갑니다. 으뜸 도우미가 되면 그날 하루는 반장이 되어 각종 심부름을 도맡아 합니다. 그 외에도 급식 1등으로 받기, 감사 샤워의 주인공이 되기와 같은 몇 가지 혜택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금요일에 으뜸 도우미가 결석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감사 샤워를 누구에게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대답했습니다.


"오늘은 선생님에게 감사 샤워를 해 주세요."아이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습니다.

"선생님이랑 같이 공부한 지도 벌써 한 달이 되었습니다. 선생님도 한 달 동안 온 힘을 다했더니 힘이 듭니다. 오늘은 선생님도 여러분의 응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저의 이야기를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내 하나둘씩 감사 쪽지를 적어서 칠판에 붙여주었습니다.


아이들의 감사 쪽지를 읽노라니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이런 엎드려 절 받기가 어디 있겠습니까! 만 잘한 일 같습니다.


아이들도 선생님이 천하무적 아니라는 것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선생님도 어른이지만 때로는 지치고 힘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의 깨알 같은 감사 멘트가 저를 다시 일어서게 합니다. 이렇게 예쁜 아이들과 함께하는 저라니요. 저는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아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득 담아 오늘 하루를 살아냈습니다. 감사는 감사를 불러옵니다.



꿈마을 꿀벌 친구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감사샤워, #감사가 있는 학급경영, #초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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