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꿔버린 새벽기상, 넌 누구냐.

by 초등교사 윤수정

새벽기상을 3년 이상 실천하고 있습니다. 2020년 11월 30일 새벽 4시 30분. 그날을 시작으로 오늘까지 새벽기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끔씩 처음 마음을 잃어버렸다고 생각이 드는 날이면, 첫날의 기록을 다시금 열어봅니다. 그때의 내 마음과 그 새벽을 소환해 봅니다.


2016년 생각지도 못했던 셋째, 늦둥이 출산과 함께 저란 사람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나이 40을 앞두고 출산이라니요. 그때의 당혹스러운 마음은 몇 년이 흐른 지금도 잊히지가 않습니다. 당연히 제 소중한 아이를 선택했고 그렇게 시작된 뒤늦은 육아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둡고 긴 터널에 갇혀버린 것만 갇았습니다. 물론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지상 최대의 선물입니다. 행복했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육아휴직을 했고 아이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끝나지 않는 육아, 반복되는 하루, 엄마라는 무게감은 저를 짓눌렀습니다. 우리 막내는 세상 그 무엇이 줄 수 없는 사랑을 주는 존재입니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김유진 변호사의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그 한 문장 "아무도 나에게 기대하지 않는다."에 펑펑 눈물을 쏟았습니다. '더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싶은 마음에 그다음 날부터 새벽기상을 강행했습니다. 일단 일어나려고 몸부림을 쳤습니다. 뭔가 달라지겠다고 결단을 내려서인지 생각만큼 힘들지 않게 일어났습니다. 멍하니 앉아 있기를 반복했습니다. 막상 일어는 났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동안 '나' 스스로를 돌보면 살지 않았기에 오늘과 내일의 계획이란 것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깨어 일어나기를 반복, 무엇인가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작은 수첩을 하나 꺼내어 끄적끄적 생각들을 적어보았습니다. 늘 아이와 밀착된 생활을 하다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마냥 행복했습니다. 평화로웠습니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3년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 새벽은 또 다른 저입니다. 이 새벽은 저를 키워주었습니다. 저를 읽고 쓰는 삶 속으로 이끌어 주었습니다. 출근과 함께 정신없이 펼쳐지는 학교생활을 견딜 수 있는 힘을 키워주었습니다. 또 이 새벽은 제가 인간 윤수정으로 살아 숨 쉬고 있음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새벽기상을 잘할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첫째, 전날 저녁에 일찍 자라. 새벽기상의 관권은 오늘 아침 새벽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 어제저녁에 달려있습니다. 일찍 자야 일찍 일어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저녁 시간의 밀도가 높아집니다. 해야 할 일을 마무리하고 자야 하기에 시간을 허투루 쓸 수 없습니다. 내가 일어나야 할 새벽 시간에서 역산하여 5-6시간 수면 시간을 확보하면 적어도 내가 몇 시에 잠자리에 들어야 할지 답이 나옵니다. 전날 저녁 시간의 밀도를 높이고 일찍 주무세요.


둘째, 일어나자마자 창 문을 열고 창 밖 사진을 인증샷으로 남겨라. 나만의 새벽기상을 알리는 리츄얼을 만드는 것입니다. 저는 일어나자마자 거실로 나와서 베란다 밖 전경을 사진을 찍어 둡니다. 매일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를 찍어 두는 것이지요. 기록용으로도 좋고 스스로도 뿌듯한 마음이 올라옵니다. 창 밖 풍경도 좋고 거실 벽시계도 좋고 무엇이든 나의 기상을 알리는 리츄얼을 하나 정하고 꾸준히 실천해 보세요.


셋째, 이도저도 통하지 않을 때는 집 밖으로 뛰쳐나가라. 초여름 새벽은 상당히 이른 시간에 해가 뜹니다. 새벽에 눈이 떠졌어도 졸음이 몰러오고 다시 눕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무작정 밖으로 뛰쳐나가는 것입니다. 집 주변을 가볍게 뛰거나 산책 삼아 한 번 돌고 오고 어느새 잠은 달아나 버립니다. 일어나지 못하는 그 순간을 박차고 나오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새벽기상은 극기 훈련이 아닙니다. 물론 아직 습관이 되지 않아 익숙하지 않다면 상당 기간을 고충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 삶의 궤도 안에 들어와 있다면 이 시간은 나를 살리는 시간, 나를 뒤돌아보는 시간, 온전히 나를 마주하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일단 일어나 보세요. 차 한 잔을 마주해 보세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잔잔히 틀어 놓고 책을 읽어도 좋습니다. 새벽은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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